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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 거부"

노무현 고문 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아직도 청문회 스타로 기억하십니까? 아니면 편한 길을 가자는 유혹을 거부하고 어렵고 험한 길을 돌고 돌아온 바보로 생각하시나요? 그도 아니라면 큰 일을 맡기에는 지나치게 돌출적이고 미덥지 못한 정치 실험가라고 생각하십니까?

오늘 제가 드리려는 말씀은 노고문이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거부했다는 얘기입니다. 요즘 조선일보를 비롯해 각 신문들은 민주당 차기주자들과의 인터뷰 기사를 경쟁하듯 싣고 있습니다. 차기주자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확실하게 전할 수 있는 이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겁니다.

실제로 각 주자진영에서는 인터뷰 요청이 오면 이 것 저 것 열심히 준비하고 신문에 나오는 기사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다 시피 합니다. 어떤 열정인지 충분히 아시겠죠? 이런 인터뷰가 한 번 있으면 주자를 돕는 스탭들은 말그대로 온 신경을 곤두세우는 고초를 겪고는 합니다.

그런데 노고문이 우리나라에서 최대 신문으로 불리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노고문측은 굳이 알리고 싶은 생각이 없었는데 어떻게 알았느냐고 하더군요. 조선일보 기자들 역시 노고문의 인터뷰 거부에 곤혹스러워 하는 한편 분노하고 있기도 합니다.

노고문과 조선일보와의 좋지 않은 인연은 어쩌면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연말 이른바 수구언론을 향해 노고문이 직격탄을 쏟아부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조폭적인 언론의 횡포와 맞서 싸워야 한다", "특정 언론이 나에게 이지메(집단괴롭힘)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더 이상 언론에 굽신거리지 않겠다", "언론 길들이기도 반대하지만 언론이 기죽을 우려가 있다고 해서 세무조사를 면제해야 한다는 논리도 찬성하지 않는다", "대선주자로서 언론을 고역하는 게 불이익이 될까 걱정스럽기는 하다. 그렇다고 비굴하게 고개를 숙이고 싶지는 않다. 우리 사회에는 건강한 언론도 있고, 나를 정당하게 평가하는 언론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런 말을 하기 전에도 일부 수구언론은 나를 따돌리거나 공격을 했다"
찾아보니 다 실을 수 없을 만큼 노고문의 언론관련 어록은 참 많더군요. 당시 일부 언론과 한나라당측은 "노무현 장관(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이었습니다)의 발언은 개인의 발언이 아니라 의도된 기획하에서 이뤄지는 언론 죽이기의 공격수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것 같다. 노장관은 장관 책무나 열심히 해라"며 노고문에 상당한 반감을 나타냈습니다.

당시 노고문이 지칭했던 대표적인 언론사가 조선일보임은 이미 오프라인, 온라인을 통해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악연이 노고문으로 하여금 자신을 알릴 기회를 조선일보에 구걸하지 않겠다는 고집으로 나타난 것으로 주변에서는 풀이하고 있습니다. 노고문측에서는 "조선일보가 자성의 빛이 없는데 어떻게 인터뷰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하더군요.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대통령을 하겠다는 정치인이 특정언론에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속좁음이나 편협함 이상 이하도 아니라며 평가절하하고 있기도 합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특정정파의 수장이라기 보다는 우리 사회의 갈등을 조정통합하는 국가원수로서의 지위가 더 크다는 것을 그 근거로 들고 있기도 합니다.

노고문의 인터뷰 거부라는 작은 일화가 민주당과 정치권, 언론계에 던지는 화두는 그렇게 작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조선일보의 인터뷰 연재가 끝날때까지는 노고문이 진짜로 인터뷰를 거부하는 것인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도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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