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옛 자동차 수집에 바친 '외길 30년'

<8뉴스>

<앵커>


자동차 생산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5위를 자랑하지만 변변한 자동차 박물관 하나 없습니다. 우리 자동차의 역사를 수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테마기획, 남승모 기자입니다.

<기자>

요란한 오토바이 소리를 내며 외바퀴 삼륜차가 달려옵니다. 6, 70년대 연탄을 싣고 뒷골목을 누비던 바로 그 차입니다.

40년전, 망치 하나로 만들었던 국산차의 할아버지격인 시발택시도 아직 쌩쌩합니다.

아직까지 이들 자동차가 우리 곁에 남아 있는 것은 한 자동차 수집가의 집념 덕분입니다.

자동차 수집가 백중길씨. 이렇게 자동차에 미쳐 지낸 지 벌써 30년이 넘었지만 차에 대한 그의 애착은 식을 줄 모릅니다.

{백중길/자동차 수집가}
"며칠에 한 번씩 와서 닦아줘야 하는데 시간이 그렇게 나야죠."

자동차 부품회사를 운영해오던 그가 옛날차 수집에 나선 것은 지난 70년. 없는 살림에 한 대, 두 대 모은 것이 이제는 300대가 넘습니다.

{백중길/자동차 수집가}
"자동차에 대한 역사가 있어야할 것 같고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차를 한대,두대 모으다 보니까 지금 이렇게 많이 모으게 됐어요.

백씨는 신진자동차 시절의 코로나와 현대 포니 등 지난 6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모든 차종을 갖고 있지만 퍼블리카와 시발만큼 애착이 가는 차도 없습니다.

{백중길/자동차 수집가}
"이 차가 우리나라 최초의 국민차예요. 신진 퍼블리카. 요즘은 다 수냉식인데 이 차 는 특이하게 공냉식이죠. 그리고 이때 당시 차에는 안전벨트가 없어요. 안전의식 같은 게 없을 때니까요."

"이 차는 처음으로 나온 용달차예요. 옛날에 이사짐도 나르고 연탄 배달하고 할 때 쓰던 차예요. 갑자기 급커브를 틀거나 하면 차가 옆으로 넘어져서 둘이 일으켜 세우기도 하고 차가 갈 때 덜덜 거린다고 해서 ´딸딸이´라 고 불렀어요."

이제 그의 차가 없인 드라마나 영화 같은 시대물은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려움도 많습니다.

{백중길/자동차 수집가}
"물난리가 나서 몇 달 동안이나 닦고 했는데도 결국은 어쩔 수 없어서 다 버렸어요. 그때가 제일 가슴이 아팠어요."

지금도 천막하나 제대로 씌워주지 못해 비바람을 맞고 있는 차들을 볼 때가 가장 안타깝다고 말하는 백중길씨. 그의 바람은 소박합니다.

{백중길/자동차 수집가}
"자동차 박물관. 학생들 위해 그런 것들 마련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