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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 뇌물-비자금으로 악용

<8뉴스>

<앵커>

상품권이 뇌물과 돈세탁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올 추석 백화점 상품권은 특수를 누렸습니다.

김우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형 백화점 상품권 매장입니다.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상품권을 살 수 있을 정도로 사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공민자/서울 목동}
"상품권 사기가 너무 힘들어요,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마냥 기다려야 될 것 같아요."

상품권이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각 백화점의 판매 실적은 지난해의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롯데 백화점이 지난 한 달 동안 상품권을 2천 815억원 어치나 팔았고, 현대백화점은 천 백 89억원, 신세계는 천 5백 10억어치나 판매했습니다.

10만원짜리 상품권이 가장 많이 팔렸지만 30만원 이상의 고액상품권도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많이 팔렸습니다.

개인보다는 기업체에서 많이 구입하는데, 뇌물로 사용하려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액면 금액 자체가 큰데다 언제든지 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품권 거래업자}
"10만원권은 9만3천원까지, 50만원권은 45만원까지 드릴 수 있죠."

일부 기업은 상품권을 신용카드로 대량 구매한 뒤 현금으로 바꿔 비자금을 조성하는데 활용하기도 합니다.

{모 기업직원}
"직원들 나눠주거나 거래처 선물줬다 하면 비용처리 되거든요. 그러면 그걸 사채시장에 내다팔아요. 1억원어치 가져가면 9천만원 준단 말이에요."

지난 97년부터 상품권의 발행과 판매가 백화점 자율에 맡겨지면서 백화점측은 선금을 받고 상품권을 팔면 그만이라는 자세입니다.

뇌물과 돈세탁을 막기 위해 법까지 새로 만들었지만 년간 수조원대의 이르는 상품권 시장은 여전히 검은 돈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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