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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자립형 사립고

<8뉴스>

<앵커>

내년부터 자립형 사립고를 도입하는 문제를 놓고 교육계 안팎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도대체 자립형 사립고는 뭔지 무엇 때문에 논란을 벌이고 있는지 그 전말을 최희준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교육인적자원부가 자립형 사립고를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내년부터 도입하겠다고 지난 7일 전격적으로 발표합니다.

고교평준화제도의 맹점을 보완하고, 고교교육의 다양성과 특성을 조속히 살려보겠다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김평수/교육부 교육자치지원국장)
"사학재단이 학생선발권을 가지고, 수업료 책정도 자유롭게 하며, 교과과정도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는 것이 자립형 사립고입니다."

이같은 방침이 발표되자 교육계는 양분됩니다.

(한만중/전교조 정책교섭국장)
"1년에 390만원정도의 등록금을 낼 수 있는 계층은 한정돼있고, 입시위주의 학원화 될것이기때문에 반대"

(이명권 국장/한국교총)
"점수 위주의 학생선발을 지양하고, 대입제도를 다양하화한다면 입시과열 경쟁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유인종 서울시 교육감이 이틀 뒤 자립형 사립고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문제는 꼬이기 시작합니다.

(유인종/서울시 교육감
"과거의 중 3병을 재발시킬 수 없다. 다음에는 입시위주로 명문화로 가는게 현실이다"

서울시 교육청의 반대입장에 교육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김평수/교육자치지원국장)
"유인종 교육감이 그런 말을 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마침내 전국 시도 교육감들이 지난 16일 긴급히 모인 자리에서 격론끝에 자립형 사립고는 각 시도별로 여건을 봐서 도입하기로 결론 내립니다.

(유인종/서울시 교육감)
"지난번에 입장과 달라진것이 전혀 없습니다."

(설동근/부산시 교육감)
"획일적인 틀속에서 붕어빵 찍어내는듯한 교육현실을 개선하기위해서 우리는 적극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당초 2003년부터 전국 20개 고교에서 시험운영하겠다던 계획을 뚜렷한 명분없이 1년이나 앞당겨 성급히 시행하겠다는 교육부. 근본취지는 동감하면서도 시기상조라는 이유만으로 제도 도입을 거부하는 서울시 교육청.

민감한 교육제도를 추진하면서 관계기관사이에 긴밀한 사전협의조차없이 밀어부치는 정책당국자들.

백년대계라는 교육정책이 학생과 학부모를 시험대상으로 삼은 채 갈피를 잡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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