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0월 30일자 글입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뉴스 앵커를 놓고
가장 큰 차이점 두가지를 들라면,
첫 번째는, 미국에 비해서
우리나라 뉴스 앵커들이 엄청나게 젊다는것입니다.
제가 알기에 우리나라의 경우
50살 넘은 3대 방송국 뉴스앵커가 한사람도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50살 이하의 뉴스 앵커를 찾아보기 상당히 힘듭니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의 경우
기자가 아닌 아나운서 뉴스 앵커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3대 방송국 메인뉴스 앵커들을 살펴보면,
남자 앵커는 모두 기자인 반면에
여자 앵커는 SBS만 기자고,
KBS, MBS는 아나운서를 기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방송국에서는
아나운서가 뉴스 앵커를 한다는 것을 좀 상상하기 힘듭니다.
크게 세가지 이유에섭니다.
첫 번째는
앵커라면 먼저 각 기자들이 써온 기사를 완전히 이해한뒤에
자신의 철학과 회사 보도국의 입장을 녹여서
뉴스를 진행해야 되는데,
이러기위해서는 아무래도 뉴스에 파묻혀 살고,
보도국의 분위기와 흐름을 잘 아는
기자가 앵커를 해야 한다는것입니다.
두 번째는 미국 뉴스 앵커들은 시스템적으로
자신이 기사를 쓰고 실제로 리포트 제작을 할 뿐아니라
뉴스 아이템 취사선택에도 자신의 색깔을 많이 집어넣는데,
이런 부분을 아나운서가 하기는 힘들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미국 메인뉴스 앵커들은,
앵커라는 위치와 함께 서열 NO 2 쯤 되는
보도국 편집 부국장도 겸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것같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CBS 방송국의 메인 뉴스 홍보물과
ABC 방송국이 메인앵커 Peter Jennings를 키운 과정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앵커인 Dan Rather가 60년대초 미시시피 흑인 인권 운동때,
베트남 전쟁때, 쿠바에서, 백악관에서, 모스코바에서
리포팅하는 모습들이 화면에 흘러가면서
"Dan Rather, he's been there, he'll be there.
Before Dan Rather went to the front desk(anchor),
he went to the front lines" 라는 아나운서 멘트가 흘러나옵니다.
ABC 방송국은 고등학교 중퇴학력의 Peter Jennings를
앵커로 키우기위해서, 모스코바와 런던 특파원을 시켰습니다.
뉴스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아나운서가 앵커를 할까요?
첫째, 우리나라 뉴스 앵커는
성격상 어떻게 보면 news reader,
즉 아나운서쪽에 가깝다는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사실, 현재 우리나라 방송국 보도국 시스템에서
앵커가 뉴스 구성과 진행에
특별히 자신의 색깔이나 철학을 집어 넣을 공간이 별로 없습니다.
두 번째는
첫 번째 이유의 연장선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뉴스에서 앵커의 개성과 철학보다는
발음같은 뉴스 전달력을 중시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아나운서가 기자보다 우월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요즘은 많이 좋아졌지만,
사실 우리나라 TV 기자들은 발음도 발음이지만,
너무나 경직돼있고, 딱딱해서
화면에 나왔을 때 좀 부담감을 주는게 사실입니다.
세 번째는 아직 방송기자의 영역이 확실하지 않을 때
뉴스진행 = 아나운서라는 공식이 먼저 자리잡았다는
우리나라 TV의 역사도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러다보니까 TV에서 뉴스를 진행하는 사람은
무조건 아나운서라고 생각하는 시청자들이 많고,
(앞집에 사는 아주머니도 저보고 최희준 아나운서라고 부릅니다.)
뉴스앵커가 되기위해서 기자를 지원하는게 아니라,
아나운서를 지원하는 여대생들이 많은,
어떻게보면 좀 기현상도 빚어지고 있는것입니다.
기자 앵커와 아나운서 앵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이 보도국장이라면
발음 좋고, 자연스러움까지 더한 기자앵커와
기자적인 자질이 철철 흘러 넘치는 아나운서 앵커,
둘 중에 누구를 쓰겠습니까?
거 뭐 다 똑같지! 하시면 할 말 없습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