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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도 좋지만 일은 해야"

◎앵커: 요즘 과천의 종합 청사는 그야말로 찜통입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 에어컨을 제대로 틀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래서는 공무원들이 일할 수가 없습니다. 전시형 경직행정의 현실입니다. 고철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불볕 더위가 성냥갑 같은 과천 청사 건물을 데우고 있습니다. 각 부처 사무실의 실내 온도는 섭씨 31도. 가만히 앉아있어도 땀이 납니다.

<(공무원) "일을 할 수가 없어요. 너무 더워서 옥상에 쉬러 자주 나가곤 합니다.">

정부청사가 이처럼 여름마다 한증막이 되는 것은 경직된 에너지 절약 시책 때문입니다. 에어컨 가동온도가 28도나 되는데다, 그것도 건물 안에서 제일 시원한 1층 로비 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까 30도를 오르내리는 사무실은 선풍기 없인 견디기 힘들 정도입니다. 한 사람 앞에 한대 꼴입니다.

<(공무원) "에어컨 들어오고 있으면서 선풍기를 튼다는게 과연 에너지 절약에 있어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상당히 의문스럽니다.">

더운 바람만 내뿜는 선풍기 앞에서 산적한 일거리는 짜증만 납니다.

<(공무원) "이렇게 바람이라도 쐬고 내려가야 일손이 잡힐 것 같아요.">

점심시간, 역시 후텁지근한 식당에선 선풍기 부근이 명당입니다. 자리잡기 경쟁도 치열합니다. 그나마 저녁에는 쥐꼬리만한 냉방도 끊기기 때문에 더욱 고역입니다.

<(공무원) "야근하다 하도 더워 샤워 좀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산을 절약해 샤워 시설을 만든 부처는 이번엔 물낭비 소리를 들을까 전전긍긍입니다. 민원인들마저 업무효율을 걱정해 줄 정도입니다.

<(민원인) "일의 효율을 위해서는 쾌적하고 해야 어떤 겉치레 모범보다는.">

하지만, 정부 종합청사는 올해 3% 에너지 절감 목표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업무 효율을 해치는 에너지 절약은 전시 행정의 표본이라는 불만의 소리가 높은 가운데, 올해도 정부청사는 무더위에 찌들고 있습니다.

SBS 고철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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