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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돌 사랑 20년

◎앵커: 동자석과 무인석 같은 옛 돌조각을 20년 넘게 모아온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하나 넉넉함이 묻어나는 우리 선조들의 멋입니다. 테마기획 오늘(31일)은 국내 최초의 돌박물관을 세운 천신일 씨가 주인공입니다. 나종하 기자입니다.

○기자:경기도 용인시 양지리 산자락에는 석인 마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을 이정표였던 벅수, 왕릉과 사대부의 무덤을 지키던 문인석과 무인석, 그리고 귀여운 동자석등이 쉬어가라며 나그네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한결같이 저마다 친근한 표정을 지으며 말없이 대화를 걸어옵니다. 이들 석인들이 이처럼 세월의 더깨를 벗어버리고 되살아난 것은 천신일씨의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한때 고미술에만 빠져있던 천씨가 우연히 인사동에서 일본으로 팔려가는 우리 옛돌들을 목격한 것이 계기였습니다.

<천신일(세중 옛돌 박물관)"상당히 분한 생각도 들고 해서 그 석조유물을 전부 골동상을 설득해서 전부 일괄적으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천씨는 사재를 털기 시작했고 일부는 기증을 받아가며 석물들을 모아나갔습니다. 지난 79년부터 지금까지 20여년동안 무려 2만여점의 돌 조각을 찾아냈습니다. 오해도 받았습니다. 문화재를 유출하려는 것으로 의심한 당국으로부터 조사는 물론 수사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천신일(세중 옛돌 박물관)"제가 석조유물을 수집해서 일본에 팔아먹는 사람으로 오해를 가지고 압수수색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가 제일 가슴아팠던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이 천씨의 옛돌 사랑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5천여평에 이르는 옛돌 박물관을 세웠습니다. 또 지난달에는 천신만고 끝에 일본으로 반출됐던 귀중한 우리 석물 70점을 돌려받기도 했습니다.

주말이면 언제나 서울에서 내려와 석물들을 돌보는 것이 즐거움인 천씨. 천씨의 사랑으로 이름없는 석공들의 소중한 유산인 돌 조각의 얼굴에 사라졌던 웃음이 화사하게 되살아 나고 있습니다.

SBS 나종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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