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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재정난 줄인다고..

◎앵커:건강보험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보건당국이 각종 방안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방안들이라는 것이 환자는 물론 의사나 약사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민지 기자입니다.

○기자: 보건복지부가 이달부터 시행한 약제비 절감방안입니다. 비싼 약을 생물학적 동등성이 인정된 값싼 약으로 대체 조제할 경우 약사에게 약가차액의 30%를 인센티브로 주겠다는 것입니다.

<김상희(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사무관) "비싼 약보다는 약효가 동등하면서 싼 약이 만약에 조제가 된다고 그러면 그만큼 환자에게도 일정 부분 이익이 있다고 저희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등성 실험 자체가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도 승인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어 지난해 식약청 국정감사에서 비판의 대상이었습니다. 의사들도 동등성이 인정돼도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합니다.

<여 에스더(가정의학과 전문의) "동일한 성분의 약이어도 체내흡수나 대사과정 그리고 제조회사나 제조과정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막상 이득을 볼 것 같은 약사들마저 부정적입니다.

<김영주(약사) "인센티브 자체가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한 방침이지 저희 약사들도 환자들에게 오리지널 약을 권하고 싶지 질이 떨어지는 약품을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특히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보험적용대상이 제한되는 약품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관절염 환자들이 복용하는 폭시브 계열의 진통소염제입니다. 기존 약은 환자의 반 정도에서 위궤양과 출혈 등 위장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이 가장 큰 부작용이었습니다. 새로운 진통소염제는 이런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개발됐습니다.

<공순곤(관절염 환우모임 부회장) "약을 못 먹었을 때는 모든 사회생활을 할 수가 없게 되죠. 그러니까 그런 면에서 생각하면 이 약은 저는 생명과 같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러나 최근 이미 위궤양이 있는 환자 등 극소수의 경우만 처방받을 수 있도록 제한했습니다.

<유미영(건강보험심사평가원 차장) "이미 진행돼서 정말 다른 약을 쓸 수 없는 환자부터 우선적으로 급여되는 것이 더 바람직 하지 않냐 그런 측면으로 우선 가능한 환자범위를 정하게 된거죠.">

결국 부작용 예방을 위해 개발된 약이 유독 국내에서만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 셈입니다.

<이강우(대한재활의학과학회 이사장) "위 출혈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쓰려고 그러는 목적인데 위출혈이 생긴 사람만 쓰라고 하는 말은 이미 다 장독 깨진 다음에 찾는다는 그런 식으로...">

더군다나 환자가 비용을 모두 부담하겠다고 해도 처방전 없이는 약을 살 수가 없고 진료비 삭감문제 때문에 의사도 처방전을 낼 수가 없어 환자들의 선택권과 의사의 처방권이 동시에 묵살되고 있습니다.

당장 재정난을 이기기 위해 내놓은 짧은 시각의 방안들이 환자들의 건강을 위협해 결국 장기적으로는 재정난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낳고 있습니다.

SBS 조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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