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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조사 없이 공사강행

◎앵커:큰 공사를 시행하기 전에 그 공사가 안전하게 잘 이루어질지 검사를 해봐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공사를 했다가 큰 낭패를 보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그것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터널공사입니다. 기동취재 2000, 조재근 기자입니다.

○기자: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국도 38호선 확장공사 현장입니다. 터널 입구 주변이 산사태가 난 것처럼 무너져 내렸습니다. 수직으로 잘려나간 산기슭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같습니다. 지난해 8월 터널을 뚫으려다 무너진 뒤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단단한 암석층사이에서 풍화돼 토사로 변한 무른 층이 발견된 것입니다. 약한 지반에 보강공사 없이 터널을 뚫게되자 산기슭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곳에 대한 지질조사는 없었습니다.

<기자 "설계할 때 조사는 하셨습니까?">

<설계업체 관계자 "그 부분은 할 수가 없었죠. 장비 진입 (도로가) 없어서 못했어요.">

공사를 발주한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별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국토관리청 관계자 "접근이 불가능한 데는 (지질) 조사를 못해요. 주변의 지질로 판단 예측하는 거죠.">

시공업체는 올초 안전진단을 의뢰했습니다. 공사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산 윗부분을 깎아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치워내야 할 암석과 토사만 10만 입방미터,5톤 트럭 2만대 분량이 넘습니다. 공사비도 70억원이 추가로 들어야합니다.

<이수곤 교수(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밧줄 타고 육안으로 확인해 보면 어느정도 전문지식이 있으면 이 지역의 지질이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터널하고 교량이 만나는 지역이기 때문에 정밀한 지질조사가 선행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계를 담당한 회사는 오히려 잘됐다고 말합니다.

<설계업체 관계자 "우리로서는 사실상 절취를 해야돼요. 성토할 자리가 많아서 사실상 흙이 모자라요.">

1년가까이 공사가 중단되면서 불안해지는 건 주민들입니다. 공사 현장 100미터 아래는 3만 영월 주민의 취수장이 있습니다. 흙더미가 쏟아지면 식수 공급이 중단될 수도 있습니다. 지질조사도 없이 밀어붙인 도로 공사. 안써도 될 예산이 70억원이 들게 됐고 산림까지 훼손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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