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테마기획]40년만의 결실

◎앵커:돈이 벌리는 일도 아닌데, 하고 싶고 또 해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뭔가를 이루어낸 삶은 아름답습니다. 테마기획, 오늘은 우리나라에는 단 한 곳도 없었던 자연사 박물관을 사재로 만든 한 예술가의 사연을 이주형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인천시 강화군의 한 폐교에 국내 최대의 소장품을 보유한 자연사 박물관이 곧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도 단 한곳도 만들지 않은 자연사 박물관 건립 사업은 한 개인의 집념으로 이뤄졌습니다.

올해 67살의 이종옥 관장이 그 주인공으로, 원래는 내노라하는 전통 금속공예가였습니다. 그런데 작품을 위해 조개 수집에 나섰다가 그의 인생 항로는 바뀌었습니다.

<이종옥(은암자연사 박물관장) "조개만 수집을 했었는데 외국에 가서 자연사 박물관을 보니까 아 이게 아니구나. 이런 것이 우리나라에도 있겠지 하고 와서 뒤져봐도 우리나라에는 자연사 박물관 비슷한데도 없더라구요.">

적어도 문명 국가라면 자연사 박물관 하나 쯤은 있어야겠다고 생각한 이 관장은 그 때부터 사재를 털어가며 패류,곤충,화석등 수집에 나섰습니다. 그로부터 40여년, 이 관장이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각고의 노력 끝에 10만여점의 소장품을 모았습니다.

지난 97년 서울 마포에 잠시 자연사 박물관을 열기도 했지만 IMF로 문을 닫고 결국 강화도의 한 폐교 자리를 얻어, 6억원을 들여 직접 내부를 개조해 평생의 소원인 자연사 박물관을 개관하게 됐습니다.

<이지숙(이종옥 관장 딸) "직접하시다 보니까 손도 다쳐서 잘리시고 지금이 벌써 네번 짼데요, 수술 같은 것도 하면 입원하셔야 되는데 바로 나오세요. 마음이 급하시니까.">

그러나 비좁은 공간 탓에 제대로 전시, 보관하지 못한 소장품이 많습니다.

<이종옥 "이런 거 보면요. 나는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나와요. 이대로 어쩔 도리가 없어요. 개인 재산이란 것이 한계가 있쟎아요.">

끝내 자신의 숙원을 푼 이종옥 관장. 그러나 이 관장의 더 큰 소원은 자신이 평생 몸바쳐 모은 소장품들을 국가가 만든 자연사 박물관에 기증하는 일입니다.

SBS 이주형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