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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료제 글리벡 '그림의 떡'

◎앵커:생명공학 발달에 힘입어 탁월한 효과를 지닌 암 치료제 등 신약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약 값이 너무 비싼데다 의료 보험도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여서 신약을 그림의 떡 처럼 바라만 봐야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만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5개월째 입원 중인 장재호씨는 보름 전까지는 식사는 커녕 물 한모금도 마시지 못할만큼 위독한 상태였습니다.

<이정자(부산시/환자 아내) "의사 선생님한테 어쨌든지 살려만 달라고 애원을 많이 했었어요. 애원 많이 하고...">

그런 장씨가 눈에 띄게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기적의 신약이라는 글리벡을 복용한 후부터입니다.

<김동욱 박사(여의도 성모병원) "빠른 시일 내에 암세포가 상당히 죽기 때문에 투약하고 나서 한달 이내에 효과있는 환자들은 상당한 증상의 호전을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

글리벡 임상 결과 총 서른 한명 중 23%인 7명은 거의 암세포가 사라졌고 71%인 22명은 암세포가 줄어드는등 글리벡이 백혈병 환자 들에게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약값입니다. 지금까지는 무료였지만 다음달 초 정식 시판이 되면 약을 직접 사서 복용해야 하는데 한달에 3백만원이 넘는 약값을 무슨 수로 감당할수 있느냐는 겁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난치병 환자들에게 신약은 분명히 희망이지만 또 다른 절망이 될 수도 있습니다. 비싼 약값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신약들은 의료 보험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1년전 부터 유방암치료를 받고 있는 김명숙씨의 경우도 비싼 약값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고가의 방사선 치료에다 일부 항암제마저 의보혜택을 받지 못해 돈을 마련하느라 여간 고생이 아닙니다.

<김명숙(서울시/유방암 환자) "너무나 약이 비싸니까 어떻게 먹어 볼 생각도 못해보죠. 그러니까 그런 혜택을 줬으면 좋겠어. 서민들한테...">

신약들의 경우 의료 보험 적용이 잘 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김계숙 부장(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충분한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충분한 자료, 임상 자료가 확보되어야지만 보험 적용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보건당국과 제약회사간에 의견이 맞지 않아 보험혜택이 미뤄진 약도 60여 가지가 넘습니다. 이런 경우 환자들이 약값 전액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합니다. 국내 기업과 제약사들의 치열한 신약 개발 경쟁으로 앞으로도 더 많은 신약들이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혜택을 받아야 할 환자들이 비싼 약값 때문에 투약을 포기한다면 신약은 '구원의 손길'이 아닌 '절망의 백신'이 될 것입니다.

SBS 이영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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