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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을 지키는 의사

◎앵커: '병만 고치는게 아니라 시한부 환자가 편안하게 죽음을 맞도록 보살피는 것도 의사의 의무다'

지난 13년동안 환자의 임종을 지켜온 의사가 있습니다. 테마 기획, 나종하 기자입니다.

○기자: 의사 강영우씨가 일과가 끝난뒤 찾는 곳은 기도를 위한 강당입니다.

더이상 어찌해 볼수 없어 하늘로 돌아가는 이들을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기도가 전부기 때문입니다.

소화기 내과 교수인 강씨가 호스피스 역할을 맡고 나선 것은 의대생 시절 병원에서 겪은 경험때문이었습니다.

죽어가는 환자들이 병원측으로부터 퇴원을 종용받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강영우(건양대학 교수) "제가 의사가 되면 이런 분야에 좀 헌신을 해야 겠다고 그런 생각을 죽 느껴 왔습니다">

의사가 된 뒤 강씨는 임종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말기암과 에이즈등 6개월안에 생을 마감해야 하는 환자들을 보살폈고 또 병원을 설득해 호스피스 병동까지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임종을 지킨지 13년. 지금까지 모두 8백여명의 환자가 강씨의 도움으로 마지막 길을 떠났습니다.

<강영우(건양대학 교수) "생명을 구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환자가 존엄한 인권을 가지고 평화롭게 임종하는 것도 의사의 큰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의사 강씨는 최근 한권의 시집을 냈습니다. 죽음 앞에 선 환자들의 모습과 이승을 떠나면서 새롭게 눈뜬 평화를 저녁기도에 실었습니다.

모두가 두려워하기만 하는 죽음을 지켜보며 스스로 호스피스의 숙명을 받아들인 강씨.

강씨의 저녁 기도가 있기에 우리의 죽음의 풍경도 그만큼 쓸쓸해 보이지 않습니다.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오 수십년 귀에 익은 나의 자존심 아무도 부르지 않을 이름 석자 잊히기 전에 묻히기 전에 마지막 한번 따뜻하게 불러주오"

SBS 나종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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