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실 이번 화재는 더 큰 참사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
하지만 내 목숨하나 지켜내지 못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이런 장한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최선호 기자입니다.
○기자: 단 한 명의 손길도 아쉬운 화재 현장.
소방관이 화마와 맞닥뜨려 싸우는 동안 학생들은 묵묵히 소방 호스를 잡고 있었습니다.
급한 불길이 잡히고 구조대원들이 건물 안으로 뛰어 들자, 학생 10여명이 곧바로 뒤를 따랐습니다.
유독가스가 자욱했고 방독면도 없었지만, 서너명씩 한 조가 되어 친구를 업고, 부축해 한 덩어리로 달렸습니다.
온 몸이 숯검정으로 변했지만, 한 명의 친구라도 더 구하기 위해 미리 대피한 학생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렇게 애를 썼지만, 목숨을 잃은 친구들 소식에 학생들은 괜히 소방관의 더딘 손길이 원망스럽습니다.
(학생)
"소방관은 마스크 있지만, 선생님들은 물수건으로 가리고, 선생님들하고 학생들이 다 구하고..."
학생들의 동료 사랑은 구조 현장에서만이 아닙니다.
치솟은 불길 속에서도 동료들에게 처음 화재 사실을 알리고 대피하라는 말을 전하고 숨진 최나영 양.
인혁진 군의 부모님은 봉사활동에 적극적이던 아들의 뜻을 기려 시신을 기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BS 최선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