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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노인, 사회적 대책 시급

◎앵커: 우리나라도 이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습니다. 노인성 치매환자 수가 3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치료나 보호할 시설은 전무한 실정이어서 환자나 가족의 고통이 큽니다. 정하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봉천동 58살 윤봉순씨는 7년째 치매를 앓고 있는 남편의 수발을 들고 있습니다. 대소변도 제대로 가리지 못하고 툭하면 집을 나가 길을 잃어버리는 남편, 30년 넘게 쌓아온 부부의 정이지만 이제는 지쳤습니다.

<윤봉순(서울 봉천동): "차라리 가버리면 당신도 편하고 나도 편하다고 열백번도 더했어요. 자기도 죽었으면 좋겠데. 그런데 그게 마음대로 되냐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한 딸의 월급 50만원이 수입의 전부인 빠듯한 살림, 치료를 받게 해달라고 동사무소에 요청해 봤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윤봉순(서울 봉천동): "병원에 가게 해달라고 했는데 열백번을 가도 소용없어요. 자꾸만 기다리라고만 하니...">

서울 북부노인복지관의 치매노인 주간보호 프로그램. 치매노인 25명이 서투른 손길로 미술 치료를 받고 있지만 노인들은 마냥 즐거워 합니다.

<치매노인: "놀러 나오는거야. 놀러.">

<치매노인: "노래도 하고, 무용도 하고, 웃고, 장난도 치고..">

<최성렬(사회복지사): "이 안에서 즐거워 하시고 그런걸 통해서 치매의 진행속도를 완화시킬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턱없이 부족한 시설 탓에 이같은 치료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노인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은 모두 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수용능력은 전문병원과 요양시설을 합쳐 고작 만여명에 불과합니다. 대부분 봉양책임을 가정이 떠안고 있어 가정은 물론 치매 환자 본인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충고입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병, 치매는 개인과 가족의 힘만으로 감당하기에는 그 고통이 너무 큽니다. 이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보호 시설의 확충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SBS 정하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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