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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APT "건강에 악영향"

◎앵커: 최근 새로 짓는 아파트는 채산성을 이유로 2, 30층짜리 고층으로 지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높은 아파트는 거주자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민주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몇년 사이에 지어진 아파트는 대부분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입니다. 20층 안팎은 보통이고 30층을 넘는 초고층 아파트도 적지 않습니다. 웅장한 겉모습과 상대적으로 뛰어난 전망이 매력으로 꼽힙니다.

<박영희(23층 아파트 거주): "일단 확 트인 느낌이니까 시원한 기분이 들죠.">

그런데 고층이라도 15층이 넘을 정도로 지나치 높은 경우엔 거주자의 건강과 심리상태에 적지않은 부담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도시계획전문가 원미연씨는 자신의 논문에서 16층 이상 고층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5층 이하 저층아파트 거주자 보다 병원에 가는 횟수가 2배나 많다고 밝혔습니다.

저층 거주자들이 한 해 평균 3.4회 병원 진료를 받는 반면, 고층에 사는 사람들은 그 2배인 6.8회나 진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감기나 비염, 기관지염같은 호흡기 질환이나소화기 질환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유옥선(19층 아파트 거주): "낮은층 살 때보다 머리가 자주 띵하고 목도 칼칼하고 감기가 들면 잘 안 낫는 것 같아요">

고층일수록 습도와 기온이 낮아지고 산소량은 적어지는 반면 자외선은 늘어나 신체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상도 박사(서울 중앙병원내과 의사): "차량이 많아 대기오염이 심하고 스트레스에 더 많이 시달려 감기나 두통, 소화기 질환이 많을 수 있다.">

건국대 강순주 교수팀의 연구결과에서도 초고층 아파트 거주자들이 낮은층 거주자에 비해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상대적으로 심한 진동과 소음, 긴 승강기 이용 시간에 따른 범죄나 고장에 대한 염려, 그리고 지면과의 격리감에서 오는 불안감이 주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겐 이런 스트레스 외에 다른 부작용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순주 교수(건국대학교 소비자 주거학과): "초고층에 사는 아이들의 경우 외출 빈도수가 낮고 또래집단의 규모도 작아 자립심이나 사회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고층 아파트의 적정 한계 높이가 어디까지인지 건축나 도시계획 관련 전문가들의 보다 체계적이고 심도있는 연구가 절실해 보입니다.

SBS 이민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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