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평화의 길은 정녕 멀고도 험한 것 같습니다. 물론 중동지역의 얘기지만 오늘 공개된 한 팔레스타인 소년의 죽음을 비롯해 1000여 명의 사상자가 전쟁의 공포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백수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30일 가자지구의 한 정착촌입니다. 콘크리트 박스 뒤에 잔뜩 몸을 움츠린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소년이 공포에 떨며 절규합니다. 살려달라는 필사적인 손짓도 잠시, 수십 발의 총성이 멈춘 뒤 소년은 싸늘한 시신으로 변했습니다.
중고차를 사려는 아버지를 따라나섰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다행히 목숨은 구했지만 두 다리와 몸통에 총상을 입었습니다. 프랑스 국영 2TV를 통해서 이 충격적인 장면이 보도되면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책임 공방이 가열됐습니다.
<나헬 알두라(소년의 삼촌): 이스라엘 정부의 입니다. 이스라엘 야당 지도자가 아랍 성지를 방문해 모든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유혈사태가 확산되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오늘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중재를 받아들여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양측은 최악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어서 중동지역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SBS 백수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