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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그리던 어머니

이용운씨는 지난 8월 중국에서 도피생활을 하던중꿈에도 그리던 어머니를 처음 만났습니다. 아들이 중국에 도착했다는 소식에어머니는 팔순의 노구를 이끌고 미국에서 중국까지단숨에 달려왔습니다. 고희경기자가 보도합니다.

팔순의 백홍용 할머니가 중국 심양에 있는 한 아파트 계단을 하나 하나 오르면서47년 기다림의 세월이 좁혀집니다. 조심스럽게 열려진 문틈사이로흘끗 보이는 아들의 모습.노모는 숨이 멈추는 것 같습니다.

큰 손녀딸 애란은할머니 품에서 복받치는 울음을 참지 못합니다. 할머니는 함께 탈출하지 못하고북한에 남게된 나머지 가족 5명에 대한 걱정때문에 마음놓고 기뻐하지도 못합니다.

백할머니는 발치에 앉아있던 손자에게손을 내밉니다. 편지나 얘기로만 듣던 할머니를 직접 만난 감격에 학철씨는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흘립니다. 그렇게 만나고 싶어했지만볼수 없었던 할머니. 목숨을 건 탈출끝에 간신히 이뤄진 만남이었기에더욱 가슴 벅차고 감격에 겹습니다.

쳐다보고,또 보고안아보고 또 안아봐도 가족들은 지금 이 순간이 꿈만 같습니다. 그 험한 길을 함께 달려온 생후 4개월된 불출이.백할머니는 증손자 불출이를 안아보면서지난 수십년간 하루도 빠뜨리지 않았던 기도를 다시 올립니다.

그로부터 두달뒤,할머니는 뒤늦게 탈출한 나머지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중국으로 향합니다. 백할머니가 아파트에 들어서는 순간며느리 이재관씨는 울음을 터 뜨리고 맙니다.

숨소리 조차 낼 수없었던 도피생활,의연한 모습을 보이던 가족들은백 할머니를 만나자 그동안의 불안과 긴장의 감정을 봇물 터뜨리듯 쏟아냅니다. 아들을 만났을 때애써 눈물을 참았던 할머니도이번에는 오열하고 맙니다.

그 위험한 고비를 다 넘기고자신의 눈앞에 무사히 나타난 며느리와 손녀,손자 그리고두살박이 증손자까지.백할머니는 이제는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와 아들이 다시 손을 잡기까지 47년.

그리움으로 응어리 진 가슴을 안고그들은 이 순간을 위해그렇게 긴 세월을 참고 기다려왔습니다. 에스비에스 고희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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