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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은신

◎앵커: 고문경관 이근안 씨가 무려 11년 동안 도피생활을 하 다가 어제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놀랍게도 이 씨는 그 긴 도피 기간의 대부분을 자신의 집에 서 가족들과 함께 지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김광현 기자입니다.

○기자: 고문기술자 이근안 씨가 지난 95년 7월부터 몸을 숨겨 온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자기 집입니다. 이 씨 는 주로 현관 오른쪽편 막내아들 방에서 지냈 고 수사관들이 찾아올 때마다 건너편 안방과 통해 있는 창고 방으로 피신했습니다. 이 씨는 이 창고방 안에서 찬장과 책꽂이 사이 0.5평 비 좁은 공간에 쭈그리고 앉은 채 빈 종이박스를 쓰고 몸을 숨겼습니다.

<수사경찰: 이렇게 해서 박스를, 빈 박스를 이 렇게 얹는 거예요.> 창고방은 밖에서 열지 못하도록 잠금장치가 되 어 있고 유사시 도주할 수 있도록 밖으로 통하 는 화장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수사경찰: 이웃에서 볼까 봐 차단막을 설치하 고 저쪽에도 자바라로 내릴 수 있는 그런 장치 를 만들어 놨어요.> 또 초인종을 눌렀을 경우 누군지 알 수 있도록 현관에는 비디오폰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근 안 씨는 이 집에 사는 동안 집 안에만 머물렀 을 뿐 단 한 차례도 외출한 적이 없다고 가족 들은 말했습니다.

<이근안 씨 아들: 외출은 못하죠. (아버지가) 사건 이후로 여태껏 한 번도 안나가셨습니다.> 이 씨는 지난 88년 경찰의 수배가 시작되자 7 개월 동안 여행을 하면서 지냈습니다.

<이근안 씨 부인: 어디 피해 있을 데가 없으니 까 기차로 다녔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러다가 어 떻게 할 수 없으니까 집으로 돌아온거죠.> 이후 10년 동안 이 씨는 세 차례 이사를 하면 서 줄곧 집에서 수사망을 피해왔습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수배자가 10년 동안이나 버젓이 자기 집에서 살 수 있었다는 것, 경찰이 잡을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 같습니 다.

SBS 김광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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