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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원짜리가 5백만원

◎앵커: 상황버섯, 뛰어난 항암효과가 있다는 이 희귀벗섯을 요즈음 유명 백화점이나 한약시장에 가면 너무 나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보통 1kg에 500만원 이나 하는 이 비싼 버섯들이 과연 믿을 만한 것인지 박병일 기자가 현장출동했습니다.

○기자: 심산유곡, 오래된 뽕나무에서 자생하는 노란버섯이라 고 해서 뽕나무 상자에 누르 황자를 써 상황이 라고 불리는 이 버섯. 강력한 항암성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자연산은 수년 전부터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상하 게도 서울 경동시장에서는 그 귀하다는 국내 자연상 상황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요, 아무데나 가서 감정해 보셔도 뽕나 무 버섯이에요. 산뽕나무> 검사 항목마다 A등급을 받은 진품 토종 상황이 라며 1kg에 600만원을 부릅니다.

<1kg에 666만6천원, 이게 임자만 만나면 천만 원도 받는다고 하더라고 > 근처에 또 다른 한의원, 묻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감춰둔 토종 상황을 조심스럽게 내놓습니다.

<1kg이니까 525만원. 이것은 솔직히 부르는게 값이거든요. 돈이 남아서 파는 것은 아니에요. 치료차원에서 파는 거지.> 항암효과가 널리 알려지면서 한결같이 kg당 500만원 이상씩 받고 있는 상황버섯들. 과연 이 것들은 진짜일까. 취재팀은 두 한의원에서 파는 상황버섯을 수거해 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했 습니다. 육안검사는 물론 정밀검사까지 모두 마 친 결과 두 버섯은 모두 펠리누스피니, 그러니 까 상황버섯과는 전혀 다른 종이었습니다.

<정학성 서울대 교수(한국균학회 부회장): (상 황버섯과는)다른 종이라고 표현한게 좋겠어요. 상황버섯과는 다른 종이다...> 좌측은 펠리누스린테우스, 즉 상황버섯의 표면 이고, 우측은 펠리누스피니 즉 중국산 또는 북 한산 버섯의 표면입니다. 포자 구멍의 모양과 수자가 전혀 다릅니다. 취재팀은 문제의 한의원 과 약초상 등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진열장에 가득 차 있는 상황버섯들, 주인은 모두 토종진 품이라며 큰소리 칩니다.

<약초상 주인: 상황버섯 얼마나 만져봤어요? 내가 이것 만진지 10년이 넘어요.> 조목조목 취재 내용을 설명하자 10년 경력의 전문가라던 주인은 공책을 꺼내들더니 받아적 습니다.

<졌다 졌어. 한수 배웠어. 다 치울게.> 토종이라고 우기던 또 다른 한의원도 감정 결 과를 내놓자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기자: kg당 얼마에 팔아야 돼요?> <한의원 약사: 8만원에서 9만원 정도 받아야 죠.> <기자: 8, 9만원... 그런데 얼마 불렀어요?> <한의원 약사: 6백만원 불렀습니다. > <기자: 70배요?> <한의원 약사: 죄송합니다.> 북한산 상황버섯을 팔고 있는 신세계 백화점 본점 식품매장. 펠리누스 린테우스, 즉 상황버 섯이라는 북한의 증명서까지 첨부된 이 제품의 가격은 kg당 500만원입니다.

<이것도 뽕나무 상황이거든요. 경동시장 같은 데 나가는 제품은 아니에요.> 그러나 검사결과 앞서 경동시장에서 적발된 것 과 같은 종이었습니다.

<정학성 (서울대 교수): 구멍이 미로상으로 돼 있습니다. 이것은 상황버섯이라 할 수 없죠.> 북한측 증명서도 믿을 게 못된다는 얘기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제품의 수입가. 총 267kg 의 수입가는 538만원으로 kg당 2만원대에 불과 합니다. 수입가 2만원 짜리가 어떻게 500만원에 팔리는 것일까. 250배에 달하는 폭리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수입업자가 수입가의 60배인 120만 원에 유통업자가 다시 백화점에 200만원에 납 품하고 백화점과 임대매장은 판매수익으로 각 각 150만원씩 챙깁니다. 특히 신세계는 단지 임 대매장과 업자를 연결해 준 대가로 버섯 1kg을 팔 때마다 라면 4만개를 팔아야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한꺼번에 챙기는 셈입니다.

<기자: (수입원장) 보셨다면 얼마 받으시겠어 요, 소매가로?> <백화점 구매담당: 훨씬 (그 가격에 ) 못미치지 요.> <기자: 절반값이나 받을 수 있어요, 500만원 의?> <백화점 구매담당: 절반도 안되겠죠. 당연히 안되죠.> 암과 싸우는 환자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으로 마지막 희망을 거는 상황버섯. 그러나 수 백배씩 이익을 챙기려는 업자들의 사악한 상혼 이 이들을 더욱 절망으로 내몹니다.

SBS 박병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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