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천 화재 참사에서도 그렇듯이 대형 사건사고 뒤에는 어김없이 관련 공무원들의 비리가 숨어있었습니다. 공직사회에 대한 불신을 넘어 분노감마저 일고 있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임성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악몽처럼 기억을 떠나지 않는 대형 참사의 이면에는 언제나 공무원들의 직무유기가 숨어있었습니다. 23명의 어린 생명을 빼앗아간 씨랜드 화재사건도 결국 공무원들의 눈감아주기가 빚어낸 인재였습니다. 하위층, 고위층을 가릴 것 없이 떡값과 뇌물로 멍든 공직사회를 바로 잡는다며 정부는 공직자 10대 준수사항까지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일선 공무원들 주변에는 검은 유착관계가 난마처럼 얽혀있었다는 것을 이번 인천 호프집 화재사건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점업주: 우리나라 전국에 있는 술장사 하는 사람들이 악어하고 악어새 관계 알죠? 악어 이빨에 뭐 끼면 입벌리고 있으면 새가 와서 다 쪼아주잖아요, 하나는 배고프니까 먹고 하나는 시원하고... 그런 관계란 말에요. 다 그렇지 안 그래요?]일부 공직자들의 마비된 윤리 의식은 공직사회에 대한 불신을 넘어 이제는 분노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희생자 유가족: 똑같이 우리 아름이를 위해 똑 같은 고통을 줘야지요.][희생자 유가족: 나는 그 사람들이 사람이라고 생각 안해요. 인간이라고 생각을 안 합니다.][희생자 유가족: 공무원들이 단속을 다 철저하게 했다면 우리 아이들이 그런 피해를 볼 리가 없잖아요.]일이 터지면 관련자들을 처벌하고 재발방지를 다짐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똑 같은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는 현실. 산적한 업무를 제껴둔 채 조사 받으러 불려간 어느 공직자의 빈 의자는 우리 모두에게 참담함과 자괴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SBS 임성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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