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엽제에 노출되면은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습 니다. 그것이 고엽제인지도 모르고, 그것이 얼마 나 위험한 것인지도 모른 채 우리 병사들은 거 의 맨 몸으로 고엽제 살포작업을 벌여야 했습니 다. 계속해서 우상욱 기자입니다.
○기자: 고엽제는 흡입하거나 피부에 묻으면 심각한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는 맹독성 화학물질입니다. 하지만 고엽제 살포 직전인 지난 68년 3월, 주한미군은 한국군 지휘관들에게 주의 사항을 설명하면서 안전수칙을 제대로 않았습니다.
후유증을 피하 려면 방독장비로 온 몸을 가려야 하지만 헝겊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라는 것이 주의사항의 전부였습니다. 게다가 어떤 물질인지도 알리지 않아 살포작업에 직접 동원됐던 병사들은 물론 일선 지휘관들 조차 고엽제를 단순한 제초제로 알았습니다.
<기자: 무슨 약인데요?> <김 모 예비역 중위(당시 전방부대 소대장): 그 건 모르죠. 무슨 약인지.> <기자: 약은 다 미제인가요?> <김 모 예비역 중위(당시 전방부대 소대장): 그 렇죠. 미제죠.> 살포작업이 끝난 뒤 죽은 나무와 풀을 제거하기 위해 투입된 장병들도 고엽제에 노출되기는 마 찬가지. 방독면은 커녕 마스크와 장갑 같은 최 소한의 보호장구조차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최면기 예비역 대위(당시 전방관측소 소대장): 방독면을 써야 된다, 경계를 해야 된다, 이런 의 식은 전혀 없었어요. 고엽제 뿌렸다고 해서 거 기 방독면 쓰고 작전하고 그러지 않았어요. 그 러니까 막 들어간 거예요, 막...> 아직까지 국내에는 이 당시 뿌린 고엽제로 후유 증을 호소한 사례가 없습니다. 하지만 고엽제 후유증은 상당한 시일이 지난 뒤 나타난 데다 지금까지 고엽제 살포 사실이 감춰졌기 때문에 원인도 모른 채 앓고 있는 피해자가 상당수 있 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SBS 우상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