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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보은

◎앵커: 생활보호대상자였던 한 할머니가 주위의 도움으로 자 립하게 되자 자기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나섰습니다. 아직도 가난한 이 할머니가 켠 등 하나가 각박한 세상에 더욱 환한 빛을 던지고 있습니다. 테마기획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피붙이 하나 없이 70평생 홀로 살아온 윤선옥 할머니 집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손이 되게 차가우시죠, 우리 할머니.> <방이 차요.> 생활보호대상자인 윤 할머니의 싸늘한 방이 못 내 마음에 걸리는 백동란 할머니. 지난 1월까지 자신도 생활보호대상자였던 백 할머니는 지난 16일 윤 할머니처럼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값 200만원을 내놓았습니다.

<너무 고마워요. 정말...> <별 말씀을 다 하시네요. 우리도 이렇게 살았어 요. 이보다 더하게 살았어요.> 15년 전 아들 내외가 생활고를 비관해 가출한 뒤 백 할머니는 어린 손주들을 데리고 서울살이 를 시작했습니다.

<백동란(73): 남이 개 먹이려고 주문한 쌀 사정 해서 가져다 먹고...> 70평생 등이 휘도록 일했어도 생계를 잇기조차 힘겨웠던 백 할머니는 5년 전 손자가 고등학교 진학이 어렵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성금 600만 원을 전해 받았습니다.

이런 온정으로 손자 공 부도 시키고 단칸방도 마련해 얼마 전까지 이곳 에서 살았습니다. 올해 공고를 졸업한 손자도 작년 7월부터 스테인레스 공장에 취직해 가장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열흘 전 손자 가 준 월급과 끼니를 걸러가며 모은 돈으로 두 칸짜리 전세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백동란(73): 부잣집 좋죠. 부자가 됐지 뭐...> 전세금 2000만원을 빼면 전 재산과도 같은 돈 200만원을 백 할머니는 보답하는 마음으로 내놓 았습니다.

<백동란(73): 내가 다 쓰면 어떻게 해요? 다 도 움 주시고 해서 모은 건데...> 어려울 때 받은 도움을 이제는 베풀 차례라는 백 할머니. 할머니의 값진 사랑의 보훈은 자칫 이기적이기 쉬운 우리네 삶을 되돌아보게 합니 다.

SBS 한승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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