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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신화들

◎앵커: IMF 2년, 우리 경제는 뼈아픈 고통 속에서 큰 변화를 겪어야 했습니다. 재벌은 죽지 않는다, 은행은 절대 문닫지 않는다, 이런 신화들은 무너져 버 렸고 냉엄한 생존의 법칙만이 교훈으로 남겨졌 습니다. 김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재벌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이른바 대마불패의 신화 는 거대기업 대우의 몰락 앞에서 옛 얘기가 됐 습니다.

<김우중(前 대우그룹 회장): 그 동안 다양한 노 력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대우 문제로 심려 를 끼쳐 드리게 된 것을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 각을 합니다.> 대우에 앞서서 이미 30대 그룹의 절반이 IMF 2 년을 거치면서 명단에서 빠지거나 순위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은행은 절대 문닫지 않는다는 신 화도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습니다.

동화, 경기은 행을 비롯한 시중은행 10군데가 간판을 내렸고 금융기관 전체로 따져서 284개가 사라졌습니다. 은행원 4만명이 퇴출되면서 은행은 가장 안정된 직장이라는 통념도 함께 거리로 내몰렸습니다.

<이옥원(주택은행 차장): 은행이 안정된 직장이 라는 그런 생각들은 많이 바뀌었고 다른 분야보 다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없구나 하는 그런 느낌들을 절실히 가지게 되었습니 다.> 다른 것은 몰라도 부동산 만큼은 손해는 안 본 다는 믿음 역시 IMF 한파를 피해갈 수는 없었 습니다. 항상 오르기만 하던 집 값은 최고 15% 포인트까지 떨어졌고 일부 지역 집값은 여전히 바닥을 헤매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통 속에서 사라져간 화려한 신화들의 빈 자리는 이제는 경 쟁력 없이는 살아 남을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 이 메워가고 있습니다.

SBS 김성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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