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조폐공사 노조의 파업을 유도하는데 검찰이 조 직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 다. 강원일 특별검사가 확보한 대전지검 공안부 의 보고서에는 구조조정안을 제시해서 파업을 유도한 뒤에 공권력을 투입한다, 이런 내용의 시나리오가 자세히 기록돼 있습니다. SBS가 단 독 취재한 이 보고서의 내용을 먼저 양만희 기 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9월 17일, 대전지검 공안부는 조폐공사 분규 해 결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대검찰청 공안부 로 보냈습니다. 이 보고서는 세 가지 안을 담고 있습니다. 제1안은 직장폐쇄를 유지하는 것으로 장기화될 경우 공사측 입장이 불리해질 것이라 고 돼 있습니다.
제2안은 노조의 임금협상 요구 를 수용하는 것인데 노조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항복선언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제3안은 공 사측의 임금삭감안보다 더 강경한 옥천공장 폐 쇄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제시하 자는 것입니다.
이 경우 노조가 구조조정에 반 대하면서 파업에 들어가게 되고 자연스레 공권 력을 투입할 수 있게 돼 노사간의 지위도 반전 시킬 수 있다는 예상까지 담고 있습니다.
보고 서는 직장 폐쇄를 푼 뒤 임금 삭감 안과 구조조 정 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고 노조에 요구해 서 일시에 국면을 전환하는 방식이 적절할 것이 라고 결론내렸습니다.
이 문건이 보고된 다음 날인 9월 18일에는 대검찰청 공안부에서 조폐공 사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공안대책회의가 열립 니다. 이후 검찰이 조폐공사측에 직장폐쇄를 풀 라고 권고하고 이틀 뒤 직장폐쇄는 철회됩니다.
그리고 다음 달인 10월 2일 조폐창 조기 통폐합 이라는 구조조정 방안이 발표되고 이어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즉각 공권력이 투입됐습니다. 모든 일이 보고서 제3안의 절차대로 이루어졌습 니다.
SBS 양만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