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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응원 시드니까지

◎앵커: 경기에 나선 선수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 마 음은 어떻겠습니까? 비록 권투선수 손자가 져 서 아쉽긴 하지만 다음에는 꼭 메달 따라고 격 려해 주는 90살 할머니의 사랑이 있습니다. 이 성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늘은 인준이가 복싱경기에 나서는 날. 넉 달 전부터 시드니 교외 딸내 집에 와 있던 90살 한월선 할머니는 올림픽 복싱국가대표인 손자를 응원 하러 일찌감치 경기장으로 향했습니다.

꼭 이겨 야 할 텐데, 많이 얻어터지는 건 아닐까, 주름 이 깊게 팬 할머니의 눈앞에는 종이 울리기 전 부터 손자의 얼굴이 가시질 않습니다. 드디어 파란색 유니폼의 인준이가 링에 오르는 순간. 할머니는 두 손을 모아 손자가 잘 싸워주기를 간절히 기도 합니다.

<기자: 기도하셨어요?> <네, 기도 했어요. 기도했어요.> 거세게 날아드는 상대 선수의 주먹에 가슴을 졸이다가도 인준이가 반격에 나서자 환호와 박 수가 절로 나옵니다.

가족들은 대형태극기를 들 고 경기장을 누비며 장외에서 기세싸움을 벌이 기도 했습니다. 길고 길었던 10여 분만에 다가 온 판정의 순간. 심판은 야속하게도 인준이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링 밖으로 달려가 손자를 만난 할머니는 비록 경기에는 졌지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올림픽 무대에 선 손 자가 한없이 자랑스럽습니다.

<송인준(22, 복싱 국가대표): 건강하세요, 다음 올림픽때까지...> 다음 올림픽때는 금메달을 꼭 목에 걸어드리겠 다는 손자의 다짐에 아흔살의 할머니는 잠못 이루며 기다려온 오늘이 더없이 행복한 하루였 습니다.

시드니에서 SBS 이성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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