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상 바로 가기 : "이름이 뭐예요?"…여자 축구 시상식에 무슨 일이?
지난 1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는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대회 2연속 동메달 획득에 성공한 한국 선수들은 북한 선수들의 축하 속에 메달을 목에 걸었고, 결승전에서 일본을 3-1로 꺾은 북한은 환한 표정으로 시상대 맨 위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일본 선수들의 표정은 참담했습니다. 정상급 기량을 갖추고도 북한에 참패를 당한 것이 못내 아쉬운 듯 웃음기 없는 얼굴로 묵묵히 은메달을 수여 받았습니다. 메달 수여식이 모두 끝나자 고개를 숙이고 자리를 뜨는 일본선수들과는 대조적으로 한국과 북한 선수들이 한데 모여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을 SBS 설치환 카메라기자가 포착했습니다.
양쪽으로 나눠져 있던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한 것은 바로 한국의 선수들의 친화력! 너나 할 것 없이 먼저 다가가 사진을 찍자고 청했고, 북한 선수들 사이에 스스럼없이 끼어드는 선수도 있었습니다. 한데 섞여 어깨동무를 하고 서로 깍지 낀 손을 들어 보이며 포즈를 취하는 모습에서 정치와 이념을 떠나 얼굴과 언어가 같은 한민족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제의 혈투는 잊고 언니 동생, 친구로 돌아가 서로의 이름을 묻는 선수들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환했습니다.
즉흥 촬영을 모두 마친 선수들은 뜨거운 포옹과 아쉬움이 담긴 눈인사로 언젠가 함께 그라운드를 누빌 그날을 기약했습니다.
(SBS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