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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검찰 출신 '호위무사'?…여론에 공개 검증 [이브닝 브리핑]

돌고 돌아 검찰 출신 '호위무사'?…여론에 공개 검증 [이브닝 브리핑]
어제(25일) 일요일 아침입니다. 청와대에서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 두 사람의 이름이 나왔습니다. 박균택,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입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박 의원과 양 의원 2인으로 좁혀졌다"며 "대통령이 두 사람을 놓고 막판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두 의원 모두 현재 인사 검증을 받고 있다는 설명도 나왔습니다.

통상 장관 후보자 인선은 철저히 보안을 유지한 채 청와대가 민정수석실과 정무수석실 중심으로 검증을 진행하고 세평을 수집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 작업이 마무리되고 대통령이 최종 후보자를 낙점한 뒤에야 대통령 비서실장이 공식 발표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청와대가 후보자 두 명을 실명으로 확인해 주고 검증 중이라는 사실까지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대통령의 최종 선택을 앞두고 사실상 후보자들에 대한 여론을 살펴보는 모양새입니다. 직전 김승원 후보자에 대한 검증 실패로 낙마 사태를 겪은 만큼 지지층이나 국민의 반응이 부정적이면 인선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걸로도 해석됩니다.
 

모두 고검장 출신…대통령 사건에 깊이 관여

그럼 두 사람은 어떤 인물이고 민주당 내에서 어떤 활동을 해왔을까요?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균택 의원은 광주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습니다. 사법연수원 21기입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법무부 검찰국장을 거쳐 광주고검장을 지냈습니다. 2022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법률특보를 맡았고,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사건 등에서 변호인으로 활동했습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수사 당시에는 이 대표의 검찰 출석에 입회했고, 구속영장실질심사 과정에도 참여했습니다.

양부남 의원 (사진=연합뉴스)

양부남 의원은 전남 담양 출신으로 전남대 법대를 졸업했습니다. 사법연수원 22기입니다. 검찰 재직 시절에는 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특수통 검사로 분류됐습니다. 광주지검장과 대검찰청 형사부장, 부산고검장을 지냈습니다.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국민검증법률지원단장을 맡았고, 이후 민주당 법률위원장으로 이 대표 관련 사건의 당 차원 대응을 총괄했습니다. 2024년 8월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 선거 당시 '이재명 호위무사'라는 홍보 문구를 올렸습니다.

공통점을 뽑아보면, 두 사람 모두 고검장 출신의 호남 지역구 초선 의원입니다. 대통령의 사법적 문제를 잘 알고 있는 법률 참모였다는 점도 같습니다. 지난 2월 출범한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에도 두 사람 모두 이름을 올렸습니다.
 

"잘못 기소 유지는 반인권적"…공소취소 주장 옹호

특히 미국식으로는 정의의 부처(Department of Justice)라는 법무부의 장관 후보자로서 주목되는 지점은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관련 입장입니다. 이 사안은 야권은 물론이고 여권 내에서도 강경파를 중심으로 불가라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대통령도 일반 시민처럼 스스로 자신의 사건에 재판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당위론에, 이럴 경우 다음 총선과 대선을 야권에 헌납하게 된다는 진보 진영 내 비판까지 중첩되는 이슈입니다.
    
박균택 의원은 지난 8월 26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당시 민주당이 추진하던 조작기소 특검법에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을 포함하는 것이 맞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소가 잘못됐고 공소 유지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는데도 대통령나 대통령 측근이라는 이유로 재판을 계속 받게 하는 것은 반인권적이라는 취지였습니다. 이달 5일 KBC광주방송에서는 한층 강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잘못된 수사, 잘못된 기소인 것이 드러났는데 시정하지 않고 재판을 계속한다면 조폭하고 다를 게 뭐가 있겠느냐"고 했습니다.
 
양부남 의원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23일 KBS 라디오에서는 검찰권 남용이나 위법 수사 등 공소취소를 정당화할 사유가 확인된다면 대통령 사건이라고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요건이 충족된다면 대통령 사건이어서가 아니라 국민, 시민의 사건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당연히 공소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 의원은 앞서 민주당이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에도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습니다.
   

이해충돌 소지, 정치적 중립성 논란

두 사람의 그간 입장을 토대로 오늘 주요 언론들은 사설과 칼럼에서 이해충돌 소지와 정치적 중립성, 공정성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법무장관은 공소청을 포함해 법무행정을 지휘·감독하는 자리입니다. 공소청의 최고 책임자인 검찰총장을 통해 구체적인 사건을 지휘할 수 있는 법적 권한도 갖고 있습니다. 법무장관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에 관여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공소취소 주장에 적극적인 정치인의 장관 발탁은 우려와 비판을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개별 사건에서 대통령을 변호했거나 법률 대응에 참여했던 인사들의 고위직 발탁은 숫자면에서 논란이 돼 왔습니다. 정부 내에서는 법제처장과 국정원 기조실장을 비롯해 금융감독원장과 주유엔대사 등이, 청와대에서는 민정수석실 산하 4자리 비서관 가운데 3자리가 대통령 변호인들로 채워졌습니다. 인사는 만사, 인사는 메시지라는 측면에서 이들의 중용에 더해 법무장관 후보자들의 면면은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통령의 취임사에 선뜻 고개를 끄덕이지 못하게 됩니다.
 

"비판은 알지만…" 대통령도 인정한 인물난

청와대도 이런 지적과 비판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여론 청문회를 거치겠다는 차원에서 후보자들을 공개한 것이겠지요. 청와대 사정에 밝은 여권 관계자는 "공소취소에 문제에 대한 비판은 기본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고 그런 걸 몰라서 두 사람을 공개한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세평을 띄워봤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풀이했습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법무장관이 된다고 공소취소를 할 수가 있겠나"라고 반문한 뒤 "법무장관으로서 필요한 요소들, 예를 들면 검찰 개혁에 대한 인식 공유나 법무행정에 대한 이해도, 새 형사사법 시스템의 조기 안착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조금 더 거친 이야기도 있습니다. 김지용 중수청장에 대해 "친윤 검사, 검찰주의자"라며 강력 반발한 임은정 광주중수청장 등 강경파를 실력으로 '진압'할 수 있는 인물을 고르다 보니 여당 내 검찰 고위 간부 출신들이 물망에 올랐다는 겁니다.

강훈식 비서실장

지난달 19일 자진 사퇴한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 낙마 이후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강훈식 비서실장이 종합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그 즈음 이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며 인사 시스템을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여러 가지 일 중에 인사가 참 어려운 것 같다. 법무부 장관도 쉽게 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습니다.
 

'정의 실현·인권 보호' 본연의 역할은?

법무장관 후보 박균택·양부남 의원 압축…검찰 출신·호남 현역

그간의 인사 실패 사례와 대통령과 청와대의 고민을 따라가다 보면 박균택, 양부남 의원 선택은 차선으로 읽힙니다. 이런저런 덕목과 기준으로 인사망을 좁히다 보면 남는 인물이 극히 제한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사람에 집중해 인사를 따지다 보니 정작 놓치고 있는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수사와 기소 완전 분리, 검찰 해체, 중수청 신설 등 형사사법 체계의 전면 개편 이후 법무장관은 어떤 일을 잘해야 하는지입니다. 새로운 체계에서 범죄 피의자는 예전보다 신속하게 또 정확하게 재판에 넘겨질 것인지, 범죄 피해자들의 구제와 권리 회복은 더 촘촘해질 것인지 등입니다. 두 후보자에 대한 공개 검증이 다각도로 진행될 터인데 정치적 입장과 진영 논리 말고 이런 역할에 얼마나 적합한 인물인지도 염두에 둬야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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