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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윤석열 정부의 '첫' 성인지 예산안, 줄었을까요?

[사실은] 윤석열 정부의 '첫' 성인지 예산안, 줄었을까요?

이경원 기자

작성 2022.09.21 11:04 수정 2022.09.22 18:1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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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윤석열 정부의 첫 성인지 예산안, 줄었을까요?
올 초 대선 정국은 젠더 갈등으로 뜨거웠습니다. 그 중심에는 성인지 예산이 있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지난 2월, 경북 포항 유세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정부가 성인지 예산을 30조 원 썼다고 알려졌다. 그 가운데 일부만 떼어도 우리가 이북의 말도 안 되는 북핵 위협을 안전하게 중층적으로 막아낼 수 있다."

그리고 최근, 윤석열 정부의 첫 성인지 예산안이 나왔습니다. 과연 내년도 성인지 예산안은 어떻게 짜였을까요.

사실은 성인지 예산

정부는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때, 성인지 예산서도 붙여서 내고 있습니다. SBS 사실은팀이 국회에 제출된 성인지 예산서를 분석했습니다.

성인지 예산은 크게 '직접목적 사업'과 '간접목적 사업'으로 나뉩니다. 직접목적 사업은 성평등 목표 달성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사업입니다. 여성의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여성 경제활동 촉진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반면, 간접목적 사업은 성평등 자체를 목표로 하지 않지만, 간접적으로 성평등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사업들로 '고용 창출 장려금 사업'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면 먼저, 내년도 성인지 예산의 총액부터 보겠습니다.

사실은 성인지 예산

성인지 예산안 대상 사업의 전체 예산 규모는 32조 7,123억 원으로 계산됐습니다. 지난해 27조 3,065억 원보다 19.8% 증가했습니다.

다음은 주요 부처별 현황입니다. 

사실은 성인지 예산

이번에는 어떤 사업들이 성인지 예산에 포함됐는지 확인해봤습니다. 마찬가지로 액수가 많은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사실은 성인지 예산

다음은 최근 연도별 추이입니다.

사실은 성인지 예산

추이를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들쑥날쑥합니다. 다만, 내년도 예산안의 증가율은 19.8%로, 2020년 예산 증가율 24.7% 다음으로 높은 걸로 계산됐습니다.

어쨌든 윤석열 정부의 첫 성인지 예산안은 과거 선례와 비교해볼 때, 많이 증가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의 발언 때문에 성인지 예산이 크게 줄어들 거란 예측도 나왔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기획재정부에 왜 이렇게 늘어났는지 물어봤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성인지 예산에 국토부 주택도시기금과 같은 규모가 큰 예산이 편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세임대(융자) 3.5조 원, 다가구매입임대(융자) 3.2조 원 등입니다. 기금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총액도 늘어났다는 겁니다.

이런 기금이 왜 편입됐는지 물어봤는데, "민간 위원으로 구성된 전문평가위원회가 해당 사업들이 평가에 통과돼 성인지 예산으로 확정된 것"이라는 답변이 왔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평가를 주관하는 여성가족부가 알고 있다고 해서, 여가부에 다시 물었습니다.

다가구매입임대 사업의 경우, 임대주택 거주 대상자 가운데 여성 비율이 높은 점을 감안해 이번에 새롭게 성인지 예산으로 분류됐다는 설명입니다. 전세임대 사업은 주로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제도인 만큼 입주자 개인의 성별에 따라 구분하여 수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각론이 어떻든, 성인지 예산이 아니었던 원래 예산이 성인지 예산이 됐다는 설명은, 원래 책정됐던 예산에 다른 꼬리표 하나 더 생긴 것뿐임을 방증합니다. 성인지 예산은 원래부터 잡혀 있던 예산이 성평등 관점에서 적절히 쓰이는지 점검하라는 취지에서 생겨났습니다.

기획재정부, 기재부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연합뉴스)

예산 심사가 본격화되는 가을과 초겨울이면 늘 성인지 예산과 관련한 허위 정보들이 퍼졌습니다. 특히, 지난해는 올해 대선까지 이어지며 선거의 쟁점으로까지 떠올랐습니다. 언론사들의 팩트체크 기사 역시 반복됐지만, 허위 정보들은 반복됐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첫 성인지 예산안 분석을 통해 수 년째 반복되고 있는 성인지 예산과 관련한 논란이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인턴 : 강윤서, 정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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