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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정 채용 7명 현직에…서로 연임 발령까지

[단독] 부정 채용 7명 현직에…서로 연임 발령까지

'환경부 블랙리스트'로 부정 채용, 한 공공기관 이사장은…

장세만 기자 jang@sbs.co.kr

작성 2021.03.23 20:57 수정 2021.03.23 22:0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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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있었던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1심 선고에서 재판부는 부정 채용 혐의도 인정했습니다. 판결문에는 부정 채용된 사람이 17명이라고 나오는데, 그 가운데 7명은 지금도 계속 현직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렇게 부정 채용된 한 공공기관 이사장은 자신처럼 부정 합격한 임원들의 임기까지 연장해준 사실이 저희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장세만 기자의 단독 보도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2018년 9월 청와대는 환경부 산하 한 공공기관 이사장에 장 모 씨를 추천하고 환경부에 통보합니다.

환경부는 해당 공공기관에 측에 요청해 면접 심사 질문지를 미리 받은 뒤, 장 씨에게 이메일로 건네줍니다.

면접 질문지를 특정 응시자에게만 사전 유출한 것입니다.

또 환경부는 임원 추천위원인 환경부 간부에게 장 씨가 청와대 추천자라고 알려줬고, 이 간부는 면접에서 장 씨에게 최고점을 줬습니다.

같은 공공기관 정 모 본부장도 면접 질문지를 미리 건네받았고,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정 모 본부장/환경부 산하기관 : (면접 심사 전날 질문지를 사전에 받아서 면접을 치르셨다고 나오는데 어떻습니까?) 검찰에 다 이야기를 했을 거예요. 그러니까 나중에 하시고 지금 급한 일이 좀 있습니다.]

1심 판결문을 보면 2018년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공모 과정에서 이런저런 불법행위가 드러난 사례가 17명이나 명시돼 있지만, 환경부 자체 조사는 없었습니다.

그사이 10명은 임기를 마쳤고, 나머지 7명은 산하기관 5곳에서 여전히 현직을 유지 중입니다.

[오성헌/변호사 :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1심의 사실 판단 내용을 보면, 면접 질문지를 특정인에게만 제공하는 등의 행동은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며, 재판부는 이를 부정 합격으로 본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장 이사장은 재판 진행 중에도 개의치 않고 자신처럼 부정 합격한 임원들의 임기가 끝나자 재임용 인사를 냈습니다.

환경부 부정채용
지난해 8월 정 본부장을 연임시킨 데 이어 어제(22일)는 박 모 본부장도 연임 발령냈습니다.

SBS의 취재에 장 이사장 측은 2심 재판이 진행 중으로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답변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밝혔습니다.

환경부도 부정 합격 처리 문제는 확정 판결 이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재판이 대법원까지 갈 경우 판결 확정은 7명의 임기가 끝난 뒤라 부정 합격자 처리는 없던 일이 될 공산이 큽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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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장세만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부정 합격' 당사자 왜 처벌 없나?

[장세만 기자 : 김은경 전 장관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건 장관의 직위를 이용해서 공정해야 할 채용 심사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죠. 부정 합격 당사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부정행위를 미리 알고 가담했다면 업무방해의 공범이 될 텐데 입증이 쉽지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면접 질문지를 사전에 받았더라도 나는 원래 모든 응시자들이 이렇게 받는 줄 알았다, 이렇게 잡아떼면 죄를 묻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Q. '부정 합격' 당사자 제재 방법 없나?

[장세만 기자 : 그것은 아닙니다. 지난 2017년 강원랜드 채용 비리가 큰 이슈가 되면서 국가 권익위를 중심으로 공공기관 채용비리근절단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때도 논란이 됐던 것이 똑같습니다. 이번 사례처럼 부정 합격자 본인이 부정행위에 직접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을 경우입니다. 그래서 당시에 만든 지침이 부정 합격자 퇴출 후속 조치라는 것인데요, 제3자가 부정행위로 기소됐을 경우에 부정 합격자 본인이 직접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더라도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조사를 벌여서 징계위를 통해서 퇴출 절차를 밟으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적용 의지입니다. 제가 채용비리근절단에 이번 사례를 문의했더니, 자기들이 만든 지침이라는 건 공공기관의 직원급 채용 비리 때문에 만든 것이라고 발을 뺐습니다. 그런 논리라면 직원 비리는 처벌해도 임원급의 비리는 처벌을 못 한다는 그런 결론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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