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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특경가법 위반 취업 제한, 유죄 확정 때부터"

법원 "특경가법 위반 취업 제한, 유죄 확정 때부터"

임찬종 기자 cjyim@sbs.co.kr

작성 2021.02.23 23:3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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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위반한 사람에 대한 취업 제한 처분은 형집행이 종료된 시점이 아니라 유죄 판결이 확정된 시점부터 시작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취업을 불승인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지난 18일 원고 패소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특정경게범죄가중처벌범법(특경가법) 제14조는 5억 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취업을 제한토록 하고, 그 기간을 '징역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 '징역형의 집행유예기간이 종료된 날부터 2년', '징역형의 선고유예기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박 회장은 변제 능력을 적절하게 심사하지 않고 아들에게 회사 자금을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로 2018년 11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확정받았고, 집행유예 기간인 이듬해 3월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로 취임했습니다.

이에 법무부는 같은 해 5월 취업을 승인하지 않는다는 처분을 내렸고, 박 회장은 법무부의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박 회장은 특경가법 조항의 의미는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된 날부터 2년 동안 취업이 제한될 뿐이라는 것이라 집행유예 기간은 취업 제한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특경가법은 취업할 수 없는 시기를 '유죄판결이 확정된 때부터'로 정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어 "취업제한은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 된 때부터 시작해야 제한의 취지를 살리고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실형 또는 집행유예 기간이 지난 뒤 비로소 취업제한이 시작하는 것으로 보면 제도의 취지나 입법 목적을 실현하는 적절한 수단이 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법 해석을 따를 경우 최근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또한 취업제한 기간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법무부는 지난 15일 이재용 부회장에게 취업제한 대상자임을 통보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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