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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한국 동결자산 10억 달러 받을 것"…정부 "미국과 협의 필요"

이란 "한국 동결자산 10억 달러 받을 것"…정부 "미국과 협의 필요"

한세현 기자 vetman@sbs.co.kr

작성 2021.02.23 23:3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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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대사관에서 회담한 유정현 주이란대사와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장

이란 정부가 한국 내 동결자금 가운데 10억 달러, 약 1조 1천억 원가량을 돌려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동결자금 문제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진행 중인 미국과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미국 제재로 한국의 은행에서 출금이 동결된 이란 자산을 풀어주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구체적으로, "이란 중앙은행의 자산 10억 달러를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어제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가 유정현 주이란대사를 만나 한국 내 동결자산 사용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구체적인 금액까지 언급된 것입니다.

앞서 이란 정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과 이란 양측은 한국 내 동결 자산을 이란이 바라는 곳으로 옮기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도 동결된 이란 원화 자금의 활용 방안과 관련해, 우리 측 제안에 이란이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유정현 주이란대사와 이란 중앙은행 총재 간 면담 시 이란 측이 우리 측이 제시한 방안에 대해 동의 의사를 표명하는 등 기본적인 의견접근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이란 양측이 기본적인 합의 안에 뜻을 같이했다고 할지라도, 동결자금을 해제하려면 미국 승인이 필수적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 외교부는 이란 대변인이 언급한 10억 달러 등 구체적인 금액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진 게 없고, 미국과 계속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우리 정부는 이란의 오늘(23일) 발표에 대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외교 채널을 통해 미국 정부에 관련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외교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 복원 여부가 동결자금 문제를 푸는 데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핵 합의 강화와 연장을 위해 현재 이란과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란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동결자금을 풀기 어려울 거란 예측이 나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동결된 이란 자금은 70억 달러, 약 7조 7천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이란은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를 통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지난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리며 이 계좌를 통한 거래가 중단됐고, 이란 정부는 이 동결 자금을 해제하라고 요구해왔습니다.

이란이 지난달 4일 오만 인근 해역에서 한국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호를 나포했다가 선장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을 석방하기로 한 것도 동결자금 해제를 압박하기 위한 조처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사진=이란 정부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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