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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전세 만료 D-425, 구리시의 행정복지센터…꼬이고 꼬여 혈세 낭비 불보듯

[취재파일] 전세 만료 D-425, 구리시의 행정복지센터…꼬이고 꼬여 혈세 낭비 불보듯

박찬범 기자 cbcb@sbs.co.kr

작성 2021.02.23 10:56 수정 2021.02.23 14:5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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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4월 23일, 전세살이 끝나는 날

구리시 인창동 행정복지센터는 현재 민간인 소유의 건물에 세 들어 살고 있습니다. 새 청사를 짓기 위해 잠시 이사를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세 계약은 지난 2019년 4월에 체결됐습니다. 어느덧 2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전세 계약은 2022년 4월 23일에 만료됩니다.

구리시 인찬동_박찬범 취파
● 'D-425' 구리 인창동 주민들의 오랜 염원 이뤄지는 날

내년 4월이면 기존 부지에 새 행정복지센터가 생깁니다. 남은 시간은 425일입니다. 구리시는 앞서 건물 노후화 문제로 신축 결정을 내리고 이사를 갔습니다. 구리시 인창동 주민들은 새 행정복지센터 건립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구리시 인찬동_박찬범 취파
새 행정복지센터 건립 과정은 매우 더딥니다. 중간에 우여곡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기도는 행정복지센터 신축 사업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구리시가 건물 노후화를 입증할 정밀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구리시는 경기도 지적이 나온 뒤 정밀 안전진단을 뒤늦게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사전 절차는 조금씩 미뤄졌습니다. 착공도 못한 상황입니다.

● 구리시 행정지원국장 "2021년 3월 착공을 목표로 추진할 예정"…가능할까?

새 행정복지센터는 어쨌든 내년 4월이면 생깁니다. 구리시는 현재 빌려 쓰는 임시 행정복지센터 자리를 비워줘야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전세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입니다. 구리시는 이때 전세금 35억 9천 만 원을 돌려받고 나와야 합니다.

구리시 행정지원국장 엄 모 씨는 지난해 11월 시의회(제300회 본회의)에 참석합니다. 이 자리에서 구리시장 명의로 '인창동 행정복지센터 건립사업 계속비 승인안'을 제출합니다. 엄 국장은 이 자리에서 2021년 3월에 기존 부지에 착공을 하겠다고 시의원들에게 말합니다. 사업비는 52억 8천만 정도입니다 규모는 지하 1층‧지상 4층입니다.

● 구리시, 전세계약 끝날 때까지 새 행정복지센터 못 지으면?

새 행정복지센터 건립 진행은 더딥니다. 올해 3월 착공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아직 새 청사 실시설계 용역도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세계약 만료는 내년 4월입니다. 이때까지 완공을 못하면 구리시민의 거센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전세 계약이 불필요하게 빨랐다는 지적을 받게 됩니다. 구리시는 계약 전에 안전진단도 받지 않았습니다. 경기도 지방재정 투자심사도 통과하기 전에 이사부터 했습니다. 만약 이러한 과정을 다 마치고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면 어땠을까요? 지금처럼 계약 만료 시점에 쫓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구리시 인찬동_박찬범 취파
● 2022년 4월 23일, '낙동강 오리알' 인창동 행정복지센터?

비극적인 상황을 가정해보겠습니다. 만약 이날 새 청사가 생기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인창동 행정복지센터는 또 임시 청사를 알아봐야 할까요?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알아보겠습니다.

① 또다시 임시 청사 찾아 삼만리

구리시는 또 다른 임시 청사를 알아봐야 합니다. 현재 인창동 행정복지센터의 공동 임대인인 서 모 씨와 통화했습니다. 서 모 씨는 안승남 구리시장과 알고 지내는 사이입니다.

서 씨는 SBS와 통화해서 "구리시와 3년 전세계약을 해 손해를 봤다"고 주장합니다. 월세를 받았을 때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었다는 겁니다. 서 씨 주장대로면 구리시와 임대 계약을 연장할 이유가 없습니다. 서 씨는 구리시에 전세금 35억 9천 만 원을 돌려주고 해당 상가에 월세를 놓으면 됩니다.

구리시는 임시 행정복지센터로 쓸 새 사무실을 다시 찾아야 합니다. 이사와 리모델링 비용이 또 들어갑니다. 비용은 물론 구리시민들의 혈세입니다. 인창동 주민들도 행정복지센터의 위치가 자주 바뀌어 불편을 겪게 됩니다.

② 현 임시 행정복지센터 전세 연장

②번부터는 현실성이 낮습니다. 서 씨는 앞서 말했듯이 전세 계약 체결에 불만이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말대로라면 전세를 연장해줄 이유가 없습니다. 혹여라도 서 씨가 계약 만료 시점에 전세금 35억 9천만 원을 돌려줄 능력이 없다면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서 씨가 전세 연장을 해준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구리시는 1년 연장이면 충분합니다. 새 행정복지센터 완공은 아무리 늦어도 현재 전세계약 만료 시점(2022년 4월 23일) 기준 1년 안에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임대인인 서 씨가 손해를 봐가며 2년도 아닌 1년짜리 전세 계약을 체결할까요?

서 씨가 구리시와 전세 기간을 2년 연장해도 혈세 낭비입니다. 그러면 기존 부지에 새 행정복지센터가 생기고, 임대 기간이 남은 현 자리의 행정복지센터가 동시에 존재합니다.

서 씨는 또 전세보증보험 기간을 연장해줘야 합니다. 구리시는 구리시 예산으로 전세금을 지불한 만큼 손실 가능성을 막기 위해 전세보증보험증권을 서 씨에게 요구해 받았습니다. 전세가 연장되면 그만큼 서 씨가 전세보증보험도 비용을 지불해가며 연장해줘야 합니다.

③ 현 임시 행정복지센터 매입

가능성이 매우 희박합니다. 구리시가 민간인 소유 상가 2층을 예산으로 매입해야 할 명분이 있을까요? 놀림거리가 될 것입니다. 인창동 행정복지센터가 새 청사로 옮겨가면 매입한 상가를 쓸 용도는 없어 보입니다. 구리시 인창동엔 이미 행정복지센터와 별개로 문화센터도(인창동 527-37)도 있습니다.

박찬범 취파용
구리시는 또 매매를 하려면 전세금 35억 9천만 원을 서 씨에게 그대로 줘야 합니다. 그리고 매매가에 준하는 추가 금액을 줘야 합니다. 구리시의회는 앞서 전세 계약 체결에도 반대가 거셌습니다. 구리시의회가 해당 상가를 매입하기 위한 예산안 편성에 동의해줄 가능성은 낮습니다.

④ 현 임시 행정복지센터 전세 연장 혹은 매입 + 신축 청사 용도 변경

가능성은 언급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낮지만 설명해 보겠습니다. 구리시가 새 행정복지센터 용도를 변경하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행정복지센터는 지금 서 씨 소유 건물에 그대로 두는 경우입니다.

일단 경기도 차원에서 지방재정 투자 재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구리시는 앞서 새 행정복지센터를 짓겠다고 지방재정 투자 심사를 받았습니다. 지금도 행정복지센터를 짓기 위한 실시 설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행정복지센터가 아닌 다른 용도로 쓰겠다면 경기도가 순순히 허락할까요? 구리시가 경기도와 이재명 도지사를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박찬범 취파용

인창동 주민의 동의도 받아야 합니다. 인창동 주민들은 새 건물의 행정복지센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창동 인구는 2만 명이 넘습니다. 구리시가 몇 백 명의 인창동 주민 설문 조사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 전세금 35억 9천만 원, 구리시민 혈세

전세금은 구리시장의 개인 돈이 아닙니다. 구리시 예산입니다. 구리시민들이 낸 세금입니다. 그만큼 낭비가 없어야 합니다. 엄격한 잣대를 대야 합니다. SBS 취재진은 구리시가 인창동 행정복지센터 이전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들을 지적했습니다. 이전 절차도 상식적이지 않고, 전세금도 비쌌다고 보고 있습니다.

구리시 인찬동_박찬범 취파
당시 행정복지센터 이전에는 안승남 구리시장뿐만이 아니라 많은 공무원이 관련돼 있습니다. 지난 2019년 당시 구리시 자치행정국장, 구리시 회계과장, 구리시 회계과 재산관리팀장 등입니다. 행정복지센터 임시 이전이 구리시 예산에 손실을 끼쳤다면 이에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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