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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K' 김광석→윤도현, '학전'이 가꾼 모…학전 소극장, 장소 그 이상의 의미 '기록'

'아카이브K' 김광석→윤도현, '학전'이 가꾼 모…학전 소극장, 장소 그 이상의 의미 '기록'

SBS 뉴스

작성 2021.02.22 02:27 수정 2021.02.22 10:5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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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아카이브K 김광석→윤도현, 학전이 가꾼 모…학전 소극장, 장소 그 이상의 의미 기록
학전 소극장은 장소 그 이상의 의미였다.

21일에 방송된 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 K'(이하 '아카이브K')에서는 1990년대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의 무대였던 '학전 소극장'을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광석을 동경하는 후배 가수 김필이 그가 섰던 학전 무대에서 그의 목소리에 화음을 맞춰 '그날들'을 노래해 눈길을 끌었다.

그의 무대에 선배 가수들은 "노래를 광석이 보다 훨씬 잘한다. 그리고 김광석 특유의 울림이 있는데 그걸 김필이 해냈다. 김광석과 입 모양이 비슷하기도 하다"라며 릴레이 칭찬을 했다.

이에 김필을 수줍어하며 김광석에 대해 물었다. 실제로 음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그의 말에 동물원 박기영은 "우리끼리는 박치라고 이야기를 했다. 소절을 길게 끄는 습관이 있는데 '거리에서'에서 곡을 만든 김창기가 짧게 '거리에'를 하기를 수십 번 요구했는데 결국 길게 끌더라"라고 했다.

이어 박기영은 "그러다가 다음 소절 놓치고 자꾸 박자를 놓치니까 박자를 왜 맞추지 하면서 박치라는 말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김광석의 박자 감각 문제가 아니라 그의 호흡이나 가창력을 담기에는 노래들의 그릇이 작았던 게 아닌가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학전의 주역들은 대학로의 상징이자 소극장 문화 붐의 시작이 된 학전을 떠올리며 김민기를 가장 먼저 기억했다. 학전 소극장은 포크 음악의 대부 김민기가 1991년 개관한 곳으로 이후 수많은 뮤지션들이 라이브 공연을 하고 김윤석, 설경구, 황정민 등의 유명 배우들은 극단 학전에서 기획한 연극 뮤지컬을 통해 데뷔하기도 했던 곳이었다.

당시 많은 가수들이 서고 싶어 했던 학전 무대. 그 중심에는 김민기가 있었다. 윤도현은 "다른 극장은 캐주얼한 이미지라면 학전은 전통의 느낌이 있었다. 김민기 선배님이 계시니까 그랬다"라고 했다. 또한 한동준은 "김민기 없는 학전은 상상해 본 적이 없다"라며 김민기와 학전을 동일시했다.

'아침이슬'의 원작자인 김민기에 대해 박학기는 "우리 세대는 변화의 시대를 겪었다. 최루탄 가스를 맡고 그런 상황에서 흥분해있다가도 아침이슬을 부르면 다 차분하게 따라 불렀다. 그 노래를 만든 존재라는 것만으로도 김민기는 대단한 존재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윤도현은 그에 대해 신적인 존재라 일컬으며 한 번 만날 수 있는 분일까 생각했다고 했다.

많은 후배 뮤지션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후배들의 등대이자 롤모델이 된 김민기는 지난 2006년 인터뷰를 통해 학전 소극장을 만들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무모한 짓을 시작한 거다. 서태지가 나오면서 듣는 음악이 아닌 보는 음악으로 바뀌었다. 하루아침에 무대를 잃은 뮤지션들이 갈 데가 없었다. 그래서 91년에 학전을 열고 너희 노래하고 싶으면 여기 와서 해 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앨범도 발매하지 않은 어린 후배들에게 무엇 하나 바라는 것 없이 노래를 하고 싶다면 기회를 주었다. 그리고 그곳은 배움의 터전이라는 이름처럼 많은 가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터가 되었고 대중문화를 만든 못자리가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모 중 하나가 윤도현이었다. 그는 가수 권진원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서게 되며 우연히 김민기 눈에 들었고 이후 뮤지컬 '개똥이'의 주인공으로 발탁되며 학전과 인연을 맺었다.

이에 윤도현은 "그때 난 뮤지컬이 뭔지도 모르고 김민기 선생님이 하라니까 무조건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후에 사람들한테 뮤지컬이 뭐예요 물어보고 큰일 났네 싶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당시 그는 장현성, 황정민 등과 함께 공연을 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또한 당시 상대역 여주인공 '귀뚜라미'를 맡은 이는 윤도현의 현재 아내인 이미옥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성시경의 부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후배들에게 음악을 꽃피울 못자리를 만들어 준 김민기. 그의 음악은 포크 음악에서 시작됐다. 60년대 말 대부분 팝이나 번안곡 위주였던 한국 포크 음악은 김민기로 하여금 창작 포크가 시작됐다.

박기영은 "한국에서 진정한 싱어송라이터의 시작은 김민기다. 그의 1집 앨범이 그 시발점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전인권은 그의 '친구'라는 곡에 대해 "처음 듣고 반항 시로 들었다. 혁신적인 노랫말에 충격을 받았다. 노래를 듣고 완전히 매료됐는데 한 마디로 천재였다"라고 김민기에 대해 말했다. 양희은도 그가 천재라고 했다.

양희은은 "그 목소리를 듣고 너무 충격이 컸다. 말과 멜로디를 붙이는 데 있어서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살아난 곡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김민기였다. 그가 우리의 이야기가 담긴 우리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라며 "그는 내 음악의 시작이자 절정이었고 우상이었으며 나는 그의 광팬이었다"라고 김민기를 추억했다.

이날 방송에 함께 한 양희은은 자신의 음악의 뿌리는 서울 YWCA 안에 마련된 좌식 다방 '청개구리'라고 말했다. 당시 99원을 내면 음료 제공되고 무제한으로 머물 수 있었던 대학생들의 문화공간. 이 곳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이 누구든 자유롭게 음악적 교류가 가능한 곳이었다.

그리고 이 곳에서 양희은은 김민기와 처음 만났다. 그는 "71년 2월 공연에 반주를 부탁하며 처음 말을 걸었다. 서로 아마추어였다. 노래가 돈이 된다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작곡 작사가 돈이 된다고 생각해보지 않았고 음악은 듣는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아무 계산 없이 곡을 만들어 나누었던 때를 떠올렸다.

갈 곳 없는 젊은이들의 집 '청개구리'에서 음악을 시작한 김민기가 21년 후 후배들을 위해 기회를 만들어 준 곳이 바로 학전이었던 것. 양희은은 이날 김민기가 작곡한 곡 중 사람들에게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그 사이'라는 곡을 공개했다. 그는 "히트곡이 반드시 좋은 노래가 아니고 묻혀있는 노래가 좋지 않은 노래가 아니라는 의미에서 부르겠다. 방송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곡이다"라며 김민기가 만든 곡을 열창해 큰 울림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소극장 학전에 대해 자체 기획으로 수많은 공연을 창조한 소극장 공연문화의 중심이자 명품 배우들의 싹을 틔우는 인큐베이터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댄스 뮤직에 밀려 설 곳을 잃은 통기타 뮤지션들의 소중한 무대였으며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관객과 가수가 매일 만나는 라이브 공연 문화의 상징으로 이는 대한민국 라이브 음악의 발원지이자 소극장 콘서트 문화의 마지막 보루라고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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