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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대신 받아줬을 뿐인데…억울한 감옥살이, 왜?

택배 대신 받아줬을 뿐인데…억울한 감옥살이, 왜?

유영규 기자 ykyou@sbs.co.kr

작성 2020.11.21 10:09 수정 2020.11.21 10:3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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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부탁으로 한국에서 보낸 약품을 호주에서 받으려다가 마약사범으로 몰린 대학생이 발송인에게 손해배상을 받게 됐습니다.

대구지법 민사13단독 김성수 부장판사는 대학생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B씨는 4천8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오늘(21일) 밝혔습니다.

A씨는 2017년 호주 워킹홀리데이 도중 알게 된 C씨로부터 한국에서 택배로 오는 물건을 대신 받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먼저 귀국해 있던 C씨는 A씨에게 '식약청에서 인정받은 비타민 제품'이라고 했습니다.

A씨는 2018년 1월 물건을 받으러 호주 공항에 갔다가 마약 성분이 있는 약품을 수입하려고 한 혐의로 현지 공항경찰대에 붙잡혔습니다.

해당 약품은 국내에서 비염치료제로 쓰이는 일반의약품이지만 호주에서는 마약 물질이 함유됐다며 엄격히 통제하는 제품이었습니다.

A씨는 억울함을 호소했음에도 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이후 현지 영사관을 통해 국제변호사를 선임하고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사태 해결을 호소한 끝에 기소되지 않고 7개월만에 풀려나 귀국했습니다.

A씨는 C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다가 택배 발송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사람이 B씨인 것을 알게 돼 그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사건 경위와 이후 경과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할 때 A씨가 이 사건으로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것이 명백해 피고는 위자료(3천만 원)를 포함해 모두 4천800여만 원을 금전적으로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A씨 소송을 대리한 법률구조공단 이기호 변호사는 "의약품과 관련한 법제는 나라마다 달라 예기치 못한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며 "내용물이 확인 안 될 때는 선의라도 대신 받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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