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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스포츠 27편] 에티오피아 '마라톤 황제'의 우승 시상식에서 일본 국가가 연주된 황당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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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머그의 스포츠야사 토크 프로그램 '입으로 터는 별별스포츠'! 과거 스포츠에서 있었던 별의 별 희한하고 기괴했던 일들을 스포츠머그 최희진 기자와 스포츠 기자 경력 30년인 SBS 스포츠취재부 권종오 기자가 함께 소개해드립니다.

이번 편은 역사상 최고의 마라토너로 손꼽히는 아베베 비킬라 선수의 기구한 인생 스토리입니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출신인 아베베 선수는 사상 최초로 올림픽 마라톤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것도 두 번 모두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하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위대한 업적 뒤에는 여러가지 사연이 숨어 있었습니다. 1960년 로마올림픽 때는 원래 출전하기로 했던 선수가 대회 직전 부상으로 낙마하자 대타로 갑작스럽게 출전했고, 자신의 발 사이즈에 맞는 신발을 구하지 못해 맨발로 달렸습니다. 1964년 도쿄올림픽 때는 대회 40일 전 맹장염에 걸려 대회 출전이 불투명했는데 맹장 수술을 받고 출전해 2위와 압도적인 차이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이 때 시상식에서는 자신의 조국 에티오피아 국가가 아닌 일본 국가가 연주되는 희대의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후 아베베는 1969년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되는 불행을 겪었습니다.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됐지만 아베베는 좌절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장애인 스포츠에 도전했고, 장애인 양궁 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걸어 전세계에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아베베는 1973년에 교통사고 후유증인 뇌출혈로 41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당시 그의 장례식에는 하일레 셀라시에 에티오피아 황제를 비롯해 6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국장으로 치러져 영웅의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아베베는 6.25 한국전쟁에도 에티오피아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했고, 1966년 국내에서 열린 국제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하는 등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었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마라톤 황제' 아베베 비킬라 선수의 기구한 인생 스토리를 별별스포츠에서 소개해드립니다.

(글·구성 : 최희진, 영상취재 : 조춘동·최준식, 편집 : 이현우, 디자인 : 장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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