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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에 줄 서서 집 보고 '제비뽑기'…"20년 만에 처음"

<앵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전세 매물을 줄 서서 보고, 제비뽑기까지 해서 계약하는 경우까지 나왔습니다.

제희원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가양동 한 아파트 복도에 10여 명이 줄을 서 있습니다.

매물 자체가 드문 상황에서, 수천만 원 싸게 나온 전셋집을 보러 온 사람들입니다.

기존 세입자가 이사하는 날에 무조건 맞춰 들어와야 한다는 조건까지 붙었지만, 다섯 팀이 계약을 희망해 결국 제비뽑기를 했습니다.

[해당 매물 공인중개인 : 거기는 임대사업자라서 5%밖에 못 올려서 (시세보다) 많이 쌌어요. 거의 20년 가까이 이런 일은 처음이었거든요.]

지난달 전국 전셋값은 5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고 특히 서울은 67주 연속으로 오룸세를 기록했습니다.

수요에 비해 공급 부족을 나타내는 전세수급지수도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습니다.

기존 세입자들의 계약갱신청구와 집주인들의 실거주가 늘면서 전세 품귀는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800여 가구에 아예 전세 매물이 없는 단지도 있습니다.

[11월 결혼 예정자 : (집을) 24곳 25곳 정도 봤어요. 구하는 내내 현실의 장벽을 느끼면서 좌절감도 들고.]

전월세상한제 때문에 4년 치 상승분을 감안한 집주인들이 '부르는 게 값'이 돼 버려 서울 밖으로 밀려나는 세입자도 많습니다.

[김포 이주 예정 세입자 : 뭐 1, 2천만 원이면 어떻게 해보겠는데 억 단위로 오르니까 전셋집 알아볼 엄두 자체가 안 나더라고요.]

추가 대책 강구하겠다던 정부는 뾰족한 수단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홍남기/경제부총리 : 신규로 전세를 구하시는 분들의 어려움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가을 이사철에 3기 신도시 등 청약 대기 수요까지 늘고 있어, 세입자의 피를 말리는 전세난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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