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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 이준기에게 다시 반할 시간

[스브수다] 이준기에게 다시 반할 시간

SBS 뉴스

작성 2020.10.12 22:4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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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스브수다] 이준기에게 다시 반할 시간
이미 아는 얼굴, 수차례 본 연기인데, 다시금 배우의 외모나 연기력에 반할 때가 있다. 어떤 작품, 무슨 캐릭터를 만나 얼마만큼 잘 소화하느냐에 따라, 새삼 그 배우가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곤 한다.

배우 이준기는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악의 꽃'으로,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인생작품'과 '인생캐릭터'를 추가시켰다. 정체를 숨기고 백희성이란 신분으로 살아야만 하는 사연 많은 도현수 캐릭터를 소화하며, 이준기만이 그려낼 수 있는 날카롭지만 따뜻한, 묘한 매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시청자 반응은 뜨거웠다. "이준기가 이렇게 잘생겼었나", "연기력에 새삼 놀랐다", "재입덕하게 됐다" 등의 칭찬일색 반응이 쏟아졌다.

그렇다고 이준기가 변한 건 없다. 늘 그래왔듯, 맡은 캐릭터를 어떻게 해야 잘 그려낼 수 있을지 치밀하게 분석했고, 열심히 연기했을 뿐이다. 그 노력이 '악의 꽃' 도현수에게 찰떡같이 녹아들었고, 결과적으로 이준기는 배우로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내는데 또 성공했다. 배우는 연기로 말하고 역할로 보여주는 존재라는 걸, 이 당연한 이치를 이준기로 인해 다시 한 번 실감했다.

극 중 도현수는 온갖 역경 속에서 차지원(문채원 분)의 사랑과 믿음을 바탕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풀고 밝은 세상을 맞았다. 악의로 뒤덮인 곳에서도 도현수가 품었던 선의의 꽃은 아름답게 피어났다. 이준기란 배우에 대한 신뢰는 더 탄탄해졌다. 그래서 기대된다. 앞으로 더 만개할 그의 연기 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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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이준기를 한층 더 풍성하게…난 참 복이 많은 사람

도현수는 연기하기 힘든 복합적인 캐릭터였다. 선천적으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로 초반 그려졌으나, 알고 보니 자신이 깨닫지 못했을 뿐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있음을 세밀한 연기로 표현해야 했다. 또 연쇄살인마 아버지의 그늘 아래 어둡고 냉철한 모습, 반면 다정한 아빠이자 남편으로서 따뜻한 모습을 동시에 보여줘야 했다. 여기에 진범을 찾기 위한 처절한 심신의 몸부림까지, 배우가 도현수 캐릭터로 그려야 할 연기의 스펙트럼이 너무 넓었다. 그러다 보니 이준기가 느꼈던 부담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매 작품이 그러했지만 이번 '악의 꽃'은 끝나고 나니 유독 복합적인 감정이 많이 느껴져요. 작품을 완주했다는 안도감, 초반에 느꼈던 무게감을 무사히 완결로 승화시켰다는 성취감, 그리고 현장에서 동고동락하며 달려온 모든 분들을 떠나보냈다는 헛헛함까지. 게다가 종영 후 바로 인터뷰까지 진행하니 모든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 다시 느껴지면서 더욱 만감이 교차하네요. 참 외로우면서도 많은 것들에 감사한 지금입니다."

완벽하게 도현수 캐릭터를 소화한 이준기에게는 달콤한 칭찬이 보상으로 돌아왔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이준기의 외모도, 연기력도 새삼 다시 주목 받았고 시청자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이런 반응에 대한 심경을 물으니 이준기는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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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할 뿐이에요. 과찬이시고요. 사실 현수가 스스로를 위장하고 숨기는 모습들을 치밀하고 섬세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때의 모습들이 캐릭터에 몰입이 돼서 그런지 외모도 좋아 보인 게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웃음) '무법변호사' 때는 날렵하고 날카로운 모습을 그리기 위해 체중을 줄였다면, 이번에는 일정 체중을 만들어놓고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다행히 그런 노력들이 캐릭터 구축에 도움이 되어 좋은 평가를 해주시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연기로 보답하는 배우 이준기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어려운 작품을 무사히 잘 끝냈다는 스스로의 성취감에 대중의 긍정적 평가까지 뒤따랐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이준기다. 이준기는 이 모든 걸 자신과 함께 해 준 사람들의 공으로 돌리며,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항상 작품에 임할 때 타이틀 롤을 맡은 배우로서 가장 최선의 이야기들을 만드는 데에 일조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요. 이번 작품은 유독 그런 부분에서 고민이 정말 많았는데, 이렇게 잘 완주한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감독님과 작가님을 비롯해 모든 스태프분들, 배우분들과의 소통과 교감이 있어 가능한 결과이기에 더욱 행복감을 느끼고 있죠. 사실 저는 삶에 있어서 내가 성장하고 잘 되는 것보다는 내가 꿈꾸는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충만함과 행복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저의 삶의 의미이자 중요한 가치고요. 그렇기에 이번 '악의 꽃'은 또 한 번 저에게 좋은 자양분이 되었고 인간 이준기를 한층 더 견고하고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해요.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구나' 또 생각합니다. 정말 모두에게 감사인사 전하고 싶어요."

▲ 이준기가 완벽한 도현수가 되기 위해 했던 노력들

극 중 도현수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오랫동안 혼수상태로 누워있는 백희성의 신분을 도용해 생활했다. 그래서 도현수로서의 모습, 도현수가 백희성을 연기할 때의 모습에서 연기의 변화가 필요했다. 이준기는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다.

"다양한 인물들과의 관계에서 보여지는 리액션들에 상당히 공을 들였어요. 감정을 느낄 수 없는 현수이기에 작은 표현부터 리액션 하나하나가 신 자체에 큰 힘과 설득력을 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저 혼자 연구하고 고민한다고 되는 부분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감독님과 작가님을 비롯한 현장에서 저를 가장 가까이서 보는 카메라 감독님까지. 그리고 배우 한 분 한 분과 계속해서 서로의 생각들을 나눈 거 같아요. 그리고 자칫 잘못하면 너무 뻔하거나 단조롭게 표현되어 도현수란 인물이 단순한 무감정 싸이코패스로만 보여질 수 있었기 때문에 더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을 쓰고 집중했었죠."

도현수가 신분을 도용한 백희성은 실력 좋은 금속공예가이자, 여형사 차지원의 다정한 남편이고, 백은하라는 귀여운 다섯살 딸을 둔 아빠이기도 했다. 다양한 면모를 지닌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이준기는 어떤 노력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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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공예가로 살아가는 백희성의 모습은 무엇보다 자연스러워야 했어요. 그래서 촬영 전 유튜브로 연기에 참고할만한 공예 작업 영상들을 찾아보며 미리 상상해 두었고, 실제 금속공예가분을 만나 짧게나마 공예가의 손길이 느껴질 수 있는 디테일을 배웠죠. 한 가정의 따뜻한 아빠로서의 모습은 사실 애드리브가 많았는데요. 감독님께서 그냥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볼 수 있게 믿고 맡겨 주셨어요. 그래서 꽤나 많은 것들을 은하와 만들어 갔던 거 같아요. 이런저런 장난도 치면서. 그래서 은하와 함께하는 날이면 좀 더 일찍 가서 웬만하면 떨어져 있지 않으려고 노력했었죠. 어떤 날은 연기한 것보다 은하랑 너무 재미있게 놀아서 피곤했던 적도 있었으니까요 하하하. 그리고 남편으로서의 모습은 아무래도 문채원씨와 이런저런 생각들을 공유하면서 캐릭터들을 만들어 나갔어요. 채원씨는 굉장히 섬세해서 감정적으로 집중하는 것에 큰 힘을 가진 배우예요. 그래서 제가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많이 채워줬죠. 덕분에 마지막에 가서는 차지원을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이준기는 도현수의 삶을 연기로 표현하는데 상대 배우들과의 소통이 큰 도움이 됐다며, 특히 김무진 역 서현우와의 케미를 꼽았다.

"서현우 씨와는 성격적으로도 잘 맞아서 초반부터 백희성의 삶을 살아가는 도현수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에 큰 도움을 받았죠. 상당히 리액션이 좋은 배우여서 촬영 전부터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맞아서 생각지도 않았던 브로맨스 신들이 만들어지고 그랬죠.(웃음) 도현수의 모든 서사들은 결국 각 인물들과의 관계성에서 나오는 표현들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차별성을 두기 위해 집중했었습니다."

애정 넘치는 부부였다가, 남편 백희성이 살인용의자 도현수라는 사실을 안 후 범인과 그를 추적하는 형사로 서스펜스와 멜로를 오가며 연기를 펼쳐낸 차지원 역 문채원과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이준기는 문채원과 지난 2017년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에서 한차례 만났던 바. 이미 친분이 있는 배우라 연기 합을 맞추는 데 더 수월했다고 한다.

"문채원 씨와는 사실 '악의 꽃'이라는 작품을 고민하기 전에도 몇 번 만나 각자 고민 중인 작품 이야기라든지 인생이야기들을 나누곤 했어요. '악의 꽃'을 결정하기에 앞서 고민이 많았을 때도 채원 씨가 '오빠가 충분히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는 캐릭터다'라는 이야기를 해줘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죠. 현장에서의 배우 문채원은 섬세하고 집중력이 상당히 높아요. 그리고 본인이 그 감정을 해석할 수 있을 때까지 고민하는 배우죠. 그래서 서로 연기 합을 맞춰갈 때 제가 감정적인 부분에서 더 자극받고 도움받기도 했어요. 차지원이 있었기에 도현수의 감정들도 더 절실하게 느껴질 수 있었던 거죠. 극의 몰입도를 매우 잘 만들어내는 배우이기 때문에 아마 이번 작품에서 차지원의 감정을 표현해내느라 정말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정말 고생도 많았고, 다음에 꼭 맛있는 거 사줘서 기력 회복을 시켜줘야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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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가정 꾸리는 게 꿈…오래오래 궁금한 배우 되고파

이준기는 2005년 영화 '왕의 남자'로 인기를 얻은 후,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며 큰 문제없이 배우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슬럼프'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준기에게 물었다.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슬럼프는 없었는지,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슬럼프라기보다는 작품을 보낸 후 찾아오는 외로움이 있어요. 가끔은 무기력하기도 하고요.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그간 많이 찾아봤는데, 결국 답은 현장이더라고요. 저는 현장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말을 참 많이 들어요. 그렇게 좋아하는 현장에서 멋지게 작품에 임하는 게 저만의 노하우라면 노하우겠네요. 다음 작품도 즐기며 임할 수 있도록 심신을 잘 다지고 있겠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그가 연기한 '남편'이자 '아빠' 캐릭터는 실제로 겪어보지 않은 상황들이다. 그런데 아내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남편, 딸의 애교에 절로 웃음이 터져 나오는 '딸바보' 아빠를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이준기도 그런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었다.

"저 역시 백희성처럼 따뜻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게 꿈이고 좋은 남편, 아빠가 되고 싶죠.(웃음) 특히 이번 작품을 하면서 함께하는 스태프분들이 '이준기는 결혼하면 정말 잘 살 거 같다', '딸 바보가 될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물론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가정이 생긴다면 정말 최선을 다해 사랑할 거 같아요. 현수가 갓 태어난 은하를 보고 무표정하게 '왜 우는 거야'라고 물어보는 신이 있었는데, 저는 감정이 없어야 하는 상황인데도 자꾸 눈물이 나더라고요. 괜히 아기한테 눈을 못 떼고 촬영 내내 넋을 놓고 바라만 봤어요. 그걸 보고 촬영 감독님이 '준기 결혼할 때 됐나 보다' 하시더라고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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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생 이준기도 내년이면 나이 마흔이 된다. '왕의 남자'로 '예쁜 남자' 신드롬을 일으켰던 20대, '믿고 보는 배우'의 탄탄한 입지를 다진 30대를 지나 이제 또 한 번의 변곡점을 맞는다.

"그동안 참 열심히 살아오긴 했다는 생각은 많이 해요. 당연히 아쉬움도 있죠. 하지만 작은 점들이 모여 하나의 선을 이루는 것처럼 제가 열심히 살아온 순간들이 지금의 이준기라는 사람을 있게 해 준 거니까요. 허투루 사는 삶이란 없다고 생각해요. 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시간들이고, 앞으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큰 힘이 되죠"

"어떤 40대를 맞고 싶냐"는 질문에 이준기는 연기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계속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해나감에 있어서 대중들에게는 '참 저 친구는 꾸준하다, 성실하다, 좋은 에너지가 있다, 그의 작품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얻는다…그래서 좋은 배우다'와 같은 모습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저를 처음 알게 된 분들이 '이런 배우가 있었다는 것을 이제 알아 미안합니다'라는 댓글을 남겨주신 걸 봤는데, 이런 반응들도 참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나이가 들어도, 오래오래 연기해도 계속 궁금한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 궁금증의 바탕에는 믿음이 있는 배우여야겠죠. 그렇게 뚜벅뚜벅 성실하게 배우 생활을 이어나가고 싶어요."

필모그래피에 다시 한 번 든든한 한 줄을 새겨 넣은 이준기는 빠른 복귀를 약속했다. "현장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한" 그이기에, 어쩌면 그게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르겠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시국이기에 미약하게나마 즐거움과 기쁨,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하고 싶어요. 특히 저는 직업이 배우이기 때문에 좋은 작품으로 즐거움을 드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성실하게 몸과 마음 잘 준비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다음 작품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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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나무엑터스]

(SBS 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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