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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것이 알고싶다' 디지털 교도소 소장, 알고 보니 "n번방 운영자이자 마약 판매업자"

[스브스夜] '그것이 알고싶다' 디지털 교도소 소장, 알고 보니 "n번방 운영자이자 마약 판매업자"
디지털 교도소는 진짜 범죄자를 벌하기 위해 만들어졌을까?

10일에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박제'된 정의 -'디지털교도소'와 '주홍글씨'의 실체'라는 부제로 디지털 교도소에 대해 추적했다.

지난 6월 세계 최대 아동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를 운영했던 손 씨의 미국 송환 불허 판결이 난 후 디지털 교도소에 그의 신상은 물론 재판을 담당한 판사들의 신상도 함께 공개되며 주목받았다. 디지털 교도소란 성폭력, 살인, 아동학대 등의 범죄자들의 사진과 신상을 공개하는 웹사이트였다.

이에 운영자는 각종 매체를 통해 설립 취지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자신들을 홍보했다. 그러나 이 곳에서 억울하게 신상이 공개되었다고 주장한 한 대학생이 죽음을 맞이하고 이후에도 여러 사건들이 발생하며 해당 사이트의 운영자는 돌연 잠적했다.

그렇다면 디지털 교도소는 대체 어떤 곳이며 운영자는 누구일까?

디지털 교도소의 운영자는 일부 언론을 통해 자신을 박 소장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자신을 돕는 조력자가 있고 철저한 검증을 거쳐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 철저한 검증을 거치지 않는다는 것은 몇 명의 피해자들의 케이스만 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들이 얻은 정보만을 토대로 검증을 거치지 않고 무분별하게 신상을 공개했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로 많은 피해자들도 생겨난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한 제보자는 자신이 디지털 교도소의 운영진이라고 밝히며 자신들의 그룹은 신상 정보를 수집하는 일꾼, 그들을 관리하는 간부, 그리고 수감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단 등 50여 명의 인원이 분업을 해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또 다른 제보자는 일꾼이나 조력자들이 박 소장에게 약점이 잡혀 일을 돕는 것이라 주장했다. 또한 일꾼을 길러내기 위한 교육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디지털 교도소에 신상이 공개된 이들 중 다수는 간부들에게 협박을 받거나 그들이 시키는 일을 버티지 못해 달아난 이들이라는 사실까지 밝혀졌다.

이에 제작진은 이러한 피해를 입은 이들을 찾아 나섰다. 한 피해자는 무료로 사진을 합성해준다는 광고를 클릭했다가 함정에 빠졌다고 했다. 그는 "호기심일 뿐 악의적인 건 없었다"라며 합성을 해준다는 사람의 채팅방에 들어가면서부터 협박을 받기 시작했다고 했다. 자신을 텔레그램 자경단이라고 밝힌 그는 피해자에게 반성문을 제출하고 참교육을 받으라고 종용했다.

2주 동안 교육대 채팅방에서 시간을 보낸 피해자는 줄곧 극단적인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결국 부모님 생각에 극단적 선택은 하지 못하고 신상 공개를 감수하고 방을 나오자 즉시 디지털 교도소에 신상이 공개됐다는 것.

텔레그램에 존재하는 참교육대의 피해자라 밝힌 이들은 대부분이 추방당하거나 신상 공개를 감수하고 방을 나온 이들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들이 피해를 입게 된 경로는 대부분이 비슷했다. 지인 능욕, 사진 합성 등의 미끼에 걸린 이들은 텔레그램 자경단 주홍글씨와 디지털 교도소에 신상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주홍글씨는 어떤 곳일까. 이에 전문가는 "강력범죄자나 성범죄자의 신상을 공유할 수 있는 사이트다. 가입자가 만 명 가까이 되고 사진은 3천 장 넘는다. 반성문이나 개인정보 등이 올라오는데 어른도 많지만 학생들이 많다"라고 했다.

실제로 제작진이 만난 피해자들은 중고등학생이 대부분이었고 이들은 자신의 정보가 퍼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으로 그들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자경단이 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은 피해자들에게 필독 사항 등 자신이 만든 룰을 외우게 하고 점수가 낮으면 벌칙을 주거나 신상 공개를 하겠다고 겁박했다. 그리고 이들이 요구한 벌칙은 앉았다 일어났다 하면서 뺨 때리기. 짱구 엉덩이 춤 추기 등 황당했다. 이는 범죄자들을 교육한다고 주장하며 괴롭힘을 즐기고 있던 것이었다.

이에 전문가는 "그들에게 이 곳은 신나는 놀이터, 명분도 있고 자신의 존재감도 느끼고 피해자는 주위에 신고할 수 없으니 자신의 행동은 안전이 보장된 좋은 여건이었던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N번방 박사방과 동일한 방법이다"라며 "조주빈의 박사방에서 성적인 노예가 있다면 이 곳에는 명예로 겁박을 한다. 그들의 위에서 군림하는 것에서 오는 쾌감이 주된 목적일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로 피해자들은 N번방 피해자들처럼 24시간 감시 속에 노예처럼 살아갔다. 아침 점심 저녁 취침까지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고 잠시라도 한 눈을 팔 수 없게 했다. 또한 다른 교육생 3명을 데리고 오면 기록을 없애주겠다며 교육생을 낚는 매뉴얼까지 알려줬다.

그리고 교육대에서 교육 과정을 끝마치면 본원으로 배치되는데 총 3개의 국과 14개의 과, 소속 인원만 30명. 피해자는 "일반 사무원이나 계약직처럼 시키는 걸 따르고 승진을 해라. 승진을 하면 퇴소시켜주겠다 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피해자는 정보국에 배치되어 바로 활동을 뛰었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활동이란 디지털 교도소 비판글에 댓글을 쓰고 추방당하거나 도주한 사람들의 신상을 지인들에게 알리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런 일을 왜 하는 것일까? 제작진은 간부들에게 대화를 요청했다. 그러자 이들은 제작진에게 신분 인증을 요구했고 신분을 인증하자 더 이상 대답이 없었다. 제작진을 차단했던 것.

전문가는 이들의 정체에 대해 "IT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니까 10대에서 20대, 많아야 30대. 그 이상은 아닐 것"이라 분석했다. 실제로 간부들은 피해자와 비슷한 또래가 다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디지털 교도소와 주홍글씨, 교육대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이에 세 단체의 관계자들은 서로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음을 주장했다.

그리고 교육대는 교육생에게 다양한 일을 시켰다. 불법 토토, 마약 던지기 등 다른 범죄를 시키며 자신들이 시키는 일을 잘하면 퇴소시켜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 퇴소를 하는 이들은 없었다.

한 제보자는 "한 달 동안 나가는 사람 하나도 못 봤다. 완전 그들에게 동화되어서 걔들이 말하는 간부가 되어서 활동을 하거나 아니면 하다 하다 지쳐서 신상이 올라가거나 둘 중 하나다"라며 보통은 신상이 공개된다고 말했다. 제보자 또한 신상 공개 감수하고 교육대에서 나와 그들을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 측은 피해자의 잘못도 있고 국외 법에 해당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전문가는 "거대한 간판은 공익이지만 그 아래 불법적인 경제 활동을 개발 중이다. 개인정보를 확보하고 그것을 빌미로 사용해 이익을 취하려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은 실제 2017년 미국에서 있었다.

2017년 미국에서 두 남성은 범죄자들의 머그샷을 인터넷에 올려 이를 내리는 대가로 28억 상당의 돈을 벌어들였다. 미국은 개인이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해도 처벌받지 않지만 이익을 취하면 벌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문가는 "디지털 교도소는 그런 사이트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피해자들 중 일부는 신상을 내리는 대가로 돈을 요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디지털 교도소도 개설 목적 의심케 하는 일 있었다. 이들은 신상 공개된 이들이 디도스 공격을 해와 서버 관리 비용이 많이 든다며 후원금을 받았던 것. 당시 후원금을 받는다는 게시글이 올라오자마자 약 120만 원 상당의 돈이 후원금으로 모였다.

직접 범죄자를 잡겠다며 잠적했던 디지털 교도소의 소장은 지난 9월 베트남에서 검거되었고 지난 6일 한국으로 송환되어 조사를 받게 되었다.

이에 경찰은 "박모세는 가공의 인물이다"라며 "그는 N번방의 운영자이자 디지털 교도소의 소장이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앞서 디지털 교도소의 운영진 중 한 명이라며 제작진에게 제보를 했던 이와 N번방 관련 제보자, 디지컬 교도소의 소장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흡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전문가 분석 결과 세 명이 모두 동일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던 바 있다. 그런데 실제로 제작진의 추측대로 그들은 동일인이었던 것.

그리고 제작진은 자신이 N번방 운영자라며 제보를 하기 훨씬 이전인 2019년 그가 자신이 마약 사이트 운영자 최측근이라 제보를 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19년 마약 판매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던 제보자가 교도소장이었던 것.

이에 경찰은 "2019년 2월 수배 중에 있었고 수배 때문에 해외로 도피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는 대체 왜 스스로 마약 판매, 성범죄, 디지털 교육대의 실상 알리려 했던 걸까.

전문가는 "오프라인의 사법권을 불신하도록 만들고 비웃게 만들고 조롱하게 만들고 사법권의 정당성이 훼손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건전한 사회 유지를 위해 이들의 존재는 해악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자신들을 자경단이라 주장하지만 진짜 색출되고 교육되어야 하는 범죄자들은 이들의 미끼에 걸려들지 않고 교육대에는 성범죄를 막는 능력이 전혀 없으며 실제 피해자는 어린 학생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방송은 또 다른 디지털 범죄에서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더 이상 이러한 일들을 외면할 것이 아니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BS 연예뉴스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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