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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형법상 '낙태죄' 유지…정부 개정안, 여성계 비판 봇물

[Pick] 형법상 '낙태죄' 유지…정부 개정안, 여성계 비판 봇물

조도혜 에디터

작성 2020.10.07 17:06 수정 2020.10.07 22:3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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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Pick] 형법상 낙태죄 유지…정부 개정안, 여성계 비판 봇물
대법원의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라 정부가 내놓은 개정안이 여성계의 강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는 임신 초기의 낙태까지 처벌하도록 한 형법상 '낙태죄'가 임부의 자기 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이라며 올해 연말까지 법 조항을 개정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1년 6개월 만에 개정안을 만들어 입법을 예고했는데요, 중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임신 14주까지는 임신 중단 처벌 않기로
▲'사회·경제적 사유'로 상담과 24시간 숙려기간을 거치면 임신 중기인 24주까지 낙태 가능 (현행법상 강간, 친족 간 임신, 유전학적 질환 등일 때 허용)
▲의사의 개인적 신념에 따른 낙태 거부 인정
▲형법상 낙태죄 유지

형법상 '낙태죄' 유지…정부 개정안에 여성계 비판 봇물
여성단체들은 처벌 조항이 여전히 남아있어 안전한 임신 중지 접근성이 여전히 떨어지고, 의료인 진료 거부로 병원을 찾아다녀야 하는 이중 조건이 생긴다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명백한 역사적 퇴행이며 국민 인식 변화와 국제적 동향에도 부합하지 않는 결정"이라며, 낙태죄 전면 폐지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지현 검사 역시 SNS 계정을 통해 "'낙태=여성의 자기결정권 vs 태아 생명권'은 악랄한 잘못된 프레임입니다. 낙태는 '기출생 생명'인 여성의 생존을 위한, 존재 자체를 건 결정"이라며 "생명을 낳아 기를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주지 못한 국가가, 그런 사회를 만들고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다른 노력은 없이 그저 그 여성을 '범죄자'로 낙인찍어 '처벌'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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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을 접한 누리꾼들도 분노한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한 여성 누리꾼은 "14주는 3달이 약간 넘는 기간이고, 저같이 불규칙한 사람들은 임신했는지도 알기 어려운 기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낙태 시 남성도 함께 처벌하고, 임신부에게 위해를 가했을 때 살인미수로 처벌하도록 법 바꾸자 하면 낙태죄 한 번에 폐지될 듯"이라며 뼈있는 해결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특히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낙태 허용 사유에) 사회·경제적 사유라는 불분명한 기준이 들어 있다. 이게 너무 포괄적이고 낙태를 남용할 소지가 굉장히 농후해진다"라는 의견을 밝힌 것이 알려지며 집중포화를 맞았습니다.

누리꾼들은 "낙태가 무슨 노쇼 같은 건 줄 아냐", "예전에 낙태를 남용하긴 했었지. 아들 낳을 때까지 낙태시키는 식으로", "낙태 남용은 낙태 버스 돌리고 셋째부터는 의료보험도 안 들어주고 하던 때나 쓸 수 있는 말"이라는 등 일침을 가했습니다.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낙태죄' 완전 폐지 촉구 기자회견에서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관계자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향후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정부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연내에 법 개정이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힌 가운데, 정부와 국회가 여성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를 정확히 이해하고 시대에 부합하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연합뉴스, 권인숙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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