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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 등 남아시아 '양파 대란'…인도 수출금지로 가격 폭등

인도가 양파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나서면서 방글라데시 등 주변국에서 가격 폭등 등 '양파 대란'이 발생할 조짐이다.

16일 이코노믹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14일 양파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인도의 양파 수출량은 모든 아시아국가 수입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인도는 2019∼2020회계연도(해마다 4월 시작)에만 4억4천만달러어치의 양파를 수출했다.

주요 수입국은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네팔 등 주변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미얀마 등이다.

특히 방글라데시는 인도에서 해마다 35만t 이상을 들여오는 '양파 수입 대국'이다.

인도가 양파 수출을 금지한 것은 올해 폭우로 인한 생산량 감소 및 수확 지연으로 국내 수요를 감당하기도 어려운 실정이 됐기 때문이다.

하루아침에 인도산 양파 공급이 끊어지자 남아시아 주변국의 양파 가격이 곧바로 폭등했다.

가격이 더 뛸 것으로 예상한 유통업자들이 공급을 줄이면서 상황은 더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방글라데시 다카의 경우 14일만 하더라도 1㎏당 60타카(약 830원) 수준이었던 양파 소매 가격은 하루 사이에 90∼100타카(약 1천250∼1천390원)로 껑충 뛰었다.

이달 초에는 1㎏당 가격이 30타카(약 420원)에 불과했다.

인도는 지난해 9월에도 비슷한 이유로 양파 수출을 금지했고 당시 방글라데시 양파 가격은 1㎏당 250타카(약 3천47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방글라데시는 터키, 이집트 등 다른 나라의 양파를 긴급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 지역의 양파는 다음 달 초는 돼야 방글라데시에 도착할 수 있어 당분간 양파 대란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정부도 가격 폭등을 막기 위해 비축분을 풀기로 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선 상태다.

남아시아에서 양파 가격은 정권의 안위에 직결될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라 각국 정부도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온갖 현지 음식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양파의 가격이 뛰면 민심이 급격하게 이반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도에서는 1980년 총선과 1998년 델리 주의회 선거에서 당시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이 패배한 이유는 양파가격 대응 실패로 소비자가 등을 돌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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