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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탈퇴협정 무력화' 움직임에 EU 법적 대응 가능성 시사

영국 '탈퇴협정 무력화' 움직임에 EU 법적 대응 가능성 시사

SBS 뉴스

작성 2020.09.11 01:5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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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브렉시트(Brexit)의 법률적 근거가 된 유럽연합(EU) 탈퇴협정 일부 조항을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EU가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BBC 방송,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마로스 세프코비치 부위원장은 이날 런던으로 건너와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과 긴급 회동을 가졌다.

이번 회동은 영국이 전날 '국내시장법'(The internal market bill)을 공개하자 EU 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국내시장법은 연말까지 설정된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 이후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 등 영국 국내 교역에 관한 규제 내용을 담았다.

영국은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참여한 뒤로 대부분의 교역활동이 EU 법률의 적용을 받아왔다.

올해 말 실질적으로 EU를 떠나게 되는 만큼 이를 대체해 영국 내 교역활동을 규제하기 위해 국내시장법을 발의한 것이다.

법안에 따르면 전환기간 이후 북아일랜드에서 영국 나머지 지역으로 건너가는 상품에는 아무런 통관 확인 절차가 적용되지 않는다.

또 영국과 EU가 새로운 무역협정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내년 1월부터 상품 이동과 관련해 EU 탈퇴협정의 내용을 수정하거나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권한을 영국 각료에 부여하도록 했다.

아울러 상품과 서비스, 품질기준 등이 영국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했다.

각 자치정부가 지역 내 산업에 유리하도록 규제를 제정하는 것은 차별금지에 해당하는 만큼 위법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러한 내용이 EU 탈퇴협정과 일부 상충한다는 점이다.

영국과 EU가 합의한 탈퇴협정에 따르면 전환기간 이후 북아일랜드는 여전히 영국의 영토에 속하지만, EU 단일시장에는 남아있는 만큼 EU 규제를 따라야 한다.

그러나 국내시장법에 따라 영국 전체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할 경우 북아일랜드는 EU 규제를 따르기로 한 탈퇴협정 내용을 무력화하게 된다.

또 탈퇴협정에서 북아일랜드 사업자들은 영국의 다른 지역에 상품을 수출할 경우 통관서류를 작성해야 하는데 국내시장법에 따르면 이 역시 적용되지 않는다.

세프코비치 부위원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고브 국무조정실장과 통화를 가졌으나 직접 영국 정부의 의도를 듣고 싶어 긴급회동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긴급회동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EU 탈퇴협정은 재협상 대상이 아니며, 영국 정부의 의도가 무엇인지 설명을 듣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만약 영국이 EU 탈퇴협정의 내용과 정신, 일정 등을 존중할 것이라는 확약을 받지 못한다면 EU가 법적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EU는 이날 국내시장법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위반한 것이며, 영국을 상대로 한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내용의 법률 분석 결과를 회원국에 공유했다.

이와 관련해 고브 국무조정실장은 긴급 회동에서 국내시장법이 브렉시트 이후 영국 내 교역의 법적 틀을 제공하기 위한 경제적 조치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브 국무조정실장은 긴급 회동 이후 하원에 출석한 자리에서 "지난 40년 동안 영국 내에서 상품의 이동에 관한 많은 규칙이 EU 단일시장의 규정에 근거해왔다"면서 "우리가 EU를 떠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강력한 법적 체계가 필요해 이를 확보하기 위해 국내시장법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EU 외교관들을 인용해 이날 긴급 회동에서 고브 국무조정실장이 EU가 가진 우려를 해소할만한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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