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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키움, 왜 윤영삼과 계약해지 대신 웨이버를 택했나

[취재파일] 키움, 왜 윤영삼과 계약해지 대신 웨이버를 택했나

유병민 기자 yuballs@sbs.co.kr

작성 2020.09.08 10:1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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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구단은 품위 손상으로 징계를 받은 투수 운영삼에 대해 어제(7일) KBO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습니다. 오후 늦게 KBO 총재의 승인이 나면서 윤영삼에 대한 웨이버가 공시됐고, 키움을 제외한 9개 구단이 올해 순위의 역순으로 일주일 동안 윤영삼 영입을 추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일주일 간 윤영삼을 원하는 구단이 나오지 않으면 윤영삼은 자유계약 선수로 풀리게 됩니다.

키움 구단은 당초 성희롱 논란을 일으킨 윤영삼을 계약해지로 방출할 예정이었습니다.

구단은 지난달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체 조사 결과 윤영삼에 의한 성희롱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며 "구단은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즉시 신고했고, 자체적으로 조사해 KBO에 경위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내부 논의를 한 결과 윤영삼과 계약해지를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키움 구단은 이후 2주 넘게 KBO에 계약해지 요청을 하지 않았습니다. 윤영삼에 대한 조처 없이 KBO 상벌위원회가 열렸고, 구단은 이후 웨이버 공시를 택했습니다.

이에 대해 구단 고위 관계자는 "KBO 규약 47조 '구단에 의한 계약해지'와 '임의탈퇴', '웨이버' 등 윤영삼을 방출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며 "규약 47조 '구단에 의한 계약해지'는 상벌위원회 결과와 KBO의 해석을 통해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선수 본인이 임의탈퇴는 거부해서 마지막 방법인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키움
취재 결과 키움 구단은 가장 먼저 윤영삼에게 임의탈퇴 후 은퇴를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윤영삼은 임의탈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구단에 웨이버를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구단은 KBO 규약 47조 '구단에 의한 계약해지'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성희롱 사안으로 KBO에 계약해지 승인을 요청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임의탈퇴와 계약해지의 공통점은 잔여 연봉을 보전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키움 구단은 KBO에 계약해지를 요청하지 못했습니다.

규약 47조 '구단에 의한 계약해지'는 선수가 선수 계약, KBO 규약 및 이에 부속하는 제규정을 위반한 경우, 선수가 충분한 기술 능력을 고의로 발휘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합니다. KBO 리그에서 '구단에 의한 계약해지'는 법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선수들에 해당됐습니다. 가장 최근 사례로 지난 2016년 8월 승부 조작 혐의가 확인된 이태양이 불구속되면서 KBO가 NC 구단의 계약해지 요청을 승인했습니다. 반면 법의 판단을 받지 않았고, 2군에서 시즌을 정상적으로 치르고 있었던 윤영삼은 '구단에 의한 계약해지' 경우가 성립되지 않았습니다.

키움 구단이 고심에 빠진 가운데 KBO 상벌위원회는 윤영삼에게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습니다. 윤영삼이 진심으로 사죄하고,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과한 것이 참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키움 구단은 계약해지 요청이 힘들어지자 윤영삼에게 임의탈퇴 후 말소를 제안했습니다. 임의탈퇴를 건 다음 말소를 시켜 방출하는 방법인데, 임의탈퇴 신분을 거치기 때문에 잔여 연봉은 주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임의탈퇴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윤영삼은 이 역시 거절했습니다. 임의탈퇴는 선수가 직접 동의서에 사인을 해야 합니다. 결국 구단은 윤영삼이 원하는 웨이버를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키움 구단은 윤영삼을 방출하기 위해 '임의탈퇴', '구단에 의한 계약해지', '임의탈퇴 후 말소'를 추진했습니다. 세 방안 모두 잔여 연봉을 보전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불미스러운 일로 결별하는 만큼 잔여 연봉을 주고 싶지 않았던 걸로 풀이됩니다. 이에 대해 구단 고위 관계자는 "잔여 연봉을 주지 않으려고 처음부터 계약해지를 추진한 건 아니었다"며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해서 방출 방법을 고민하고 결정했다. 하지만 KBO 규약과 법적인 문제가 있어서 웨이버 방출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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