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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취소보다는 '코로나 올림픽'이 낫다?

[취재파일] 취소보다는 '코로나 올림픽'이 낫다?

권종오 기자 kjo@sbs.co.kr

작성 2020.09.08 09:38 수정 2020.09.08 16:4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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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도 2020 도쿄올림픽을 강행하겠다는 발언이 나와 주목됩니다. 존 코츠 IOC 부위원장은 어제(7일) AFP통신과 전화 인터뷰에서 "올해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탓에 연기된 올림픽은 내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상관없이 열리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을 내년 7월 23일 예정대로 개최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존 코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호주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인 존 코츠는 2020 도쿄올림픽 준비 상황을 관리 감독하는 조정위원회 위원장도 맡은 인물로 국제스포츠계에서 토마스 바흐 위원장에 이어 2인자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존 코츠가 오는 24일 조정위원회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공개적으로 강행 방침을 천명하면서 그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보다 하루 전인 6일에는 스즈키 슌이치 전 올림픽 장관이자 현 자민당 총무회장이 "비록 10여 개 국가가 참가할 수 없다고 해도 올림픽 개최는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스즈키 슌이치는 전 도쿄도지사를 지낸 유명 정치인으로 스즈키 젠코 전 총리의 아들이기도 합니다.

또 지난 3일에는 무토 토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올림픽 강행 의사를 피력했습니다. 무토 사무총장은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올림픽 개최를 위한 전제 조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내년까지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된다면 더 좋을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무토 사무총장은 "올림픽이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개최되리라 생각한다. 관중뿐 아니라 선수들과 다른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조치를 구상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관중 수 제한, 마스크 착용, 코로나19 검사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BS 보이스(VOICE)로 들어보세요.
도쿄올림픽
IOC와 일본 정부의 이런 태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양측은 코로나19 사태와 별개로 도쿄올림픽 개최 강행이라는 배수진을 친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1년 연기된 올림픽을 다시 1년 더 연기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남은 선택지는 강행이냐 취소냐 둘 중 하나인데 취소될 경우 IOC와 일본 모두 천문학적인 금전적 손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완전한 형태의 올림픽'이 안 되더라도 올림픽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현재 일본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는 각국 선수단의 입출국과 교통, 올림픽 선수촌과 경기장의 방역, 미디어 및 관계자 통제, 관중 규모 확정 등으로 요약됩니다. 무토 사무총장은 "무관중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혀 최대 관중의 50% 또는 30%를 입장시키겠다는 뜻을 시사했습니다. 이른바 '간소화된 올림픽'을 치르겠다는 것입니다.

IOC와 일본이 도쿄올림픽 강행에 나섰지만 관건은 다른 나라의 반응입니다. 지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1984년 LA올림픽처럼 대규모 보이콧 사태가 일어나면 사실상 '반쪽 올림픽'으로 전락하기 때문입니다.

세계 각국이 총력을 다해 개발 중인 백신도 우리의 기대와 달리 '만병통치약'이 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은 이르면 올해 연말에 나올 예정인데 이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이 증명되고 상용화되려면 최소한 몇 개월이 걸립니다. 또 전문가들에 따르면 백신이 개발된다고 해도 효과는 50%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합니다.

백신 주사 (사진=연합뉴스)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과 미디어, 관중들이 아무 걱정 없이 백신을 접종하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고 접종한다고 해도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전망입니다. 결국 메달보다는 건강을 선택할 국가들과 세계적 스타들은 대거 올림픽 불참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 국민들 가운데에서도 올림픽 개최 강행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20%대에 불과합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은 엄청난 물량과 화려한 연출로 세계인의 시선을 집중시켰습니다. 하지만 대회 이후 히틀러 나치 정권의 선전장이었다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쿄올림픽을 통해 만약 무수한 확진자가 발생하면 이에 따른 책임을 일본과 IOC가 어떻게 책임질지 궁금합니다. 일본이 야심차게 유치한 도쿄올림픽이 '코로나 올림픽'으로 전락한다면 일본은 물론 세계에도 큰 불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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