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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또 다른 조두순들'에 어떤 판결을 내렸나

법원은 '또 다른 조두순들'에 어떤 판결을 내렸나

심영구, 안혜민 기자 so5what@sbs.co.kr

작성 2020.09.04 20:55 수정 2020.09.05 16:5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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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 100일을 앞두고 저희는 어제(3일)부터 성범죄자 관리 실태와 처벌 문제를 점검하는 연속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그 두 번째 순서로 조두순에게 가벼운 처벌을 내려서 온 국민을 화나게 했던 법원 판결이 그동안 얼마나 달라졌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의 심영구 기자, 안혜민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심영구 기자>

아동 청소년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또 다른 조두순들, 해마다 3천 명이 넘습니다.

그중 2명의 사례를 들여다봤습니다.

지난해 4월, 이 여관에 47세 남성이 한 초등학생을 데려왔습니다.

학교로부터는 약 300m 거리였습니다.

[이웃 주민 : 조그만 애기 손 붙잡고 들어오더래요, 나갔다가. 누구예요 그랬더니 우리 딸이에요, 가정 불화 일어나서 딸 데리고 오는 거라고 그러더래요.]

그날 그 남성은 초등생을 강제 추행하고 성폭행까지 시도했습니다.

죗값은 징역 13년이었습니다.

2032년 형을 마치면 20년 간 전자발찌를 차고 보호관찰을 받게 됩니다.

재판부는 성폭행이 의심할 여지없이 증명되지는 않았다며 미수로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12년 전 조두순보다 1년 더 무거운 형을 선고했습니다.

반면 이런 판결도 있습니다.

2018년 4월 채팅 앱으로 알게 된 초등학생을 자기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4세 남성.

범행에 앞서 아이에게 술을 마시게 했고 아동 대상 보습학원을 운영하던 점까지 감안하면 중형이 예상됐지만, 1심에서 징역 8년, 2심에서는 법정 최저형인 징역 3년이 선고됐습니다. 성범죄 판결 이대로 괜찮은가대법원 판단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다는 게 주된 이유였습니다.

[장윤미/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 : 이런 성범죄를 엄하게 처벌하고 있는 지금의 추세에도 상당히 반할 뿐만 아니라 국민 법 감정과도 상당한 괴리가 있다라고 판단됩니다.]

이 남성은 내년에 출소하고 전자발찌 부착도 안 하게 됐습니다.

이런 아동 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의 3분의 2는 강제추행, 나머지는 성폭행과 유사성폭행인데 매년 3천 건 안팎인 범죄 발생은 여전하고 재범률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안혜민 기자>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마부작침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전국에서 선고된 아동 청소년 성폭행 사건 판결문 300건을 분석했습니다.

전체의 82.0%는 징역형 실형, 16.3%는 집행유예였습니다.

2018년과 비교하면 실형이 좀 더 늘고 집행유예가 줄었습니다.

실형 평균 형량은 6년 2개월, 2018년보다 1년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대체로 조두순 같이 아동 대상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이전보다는 무거워지고 있지만, 조금 전 보셨듯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 판결들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처벌 뒤 재범 방지도 점검해보겠습니다.

먼저 전자발찌입니다.

분석한 판결문 300건 가운데 단 37건, 12.3%에게만 전자 발찌 부착 명령을 내렸습니다.

나머지는 위치 추적 관리에서 제외된 건데 최근 1년 반 판결문 가운데 평균보다 형량이 높은 경우에도 전자발찌 부착을 청구하지 않거나 청구가 기각된 사건은 9%, 27건이었습니다.

기각 사유는 과거 성범죄 전력이 없다, 친딸, 의붓딸 등이 범행 대상이라 불특정 대상에게는 범행 위험이 크지 않다는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조두순조두순 사건 발생 뒤 12년.

그런데도 아동 성범죄에 대해 여전히 사법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 적지 않습니다.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반복하지 말아야 합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김종태, CG : 홍성용·안준석·최재영·이예정·성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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