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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아시아나, 결국 '새 주인' 찾기 실패?

[친절한 경제] 아시아나, 결국 '새 주인' 찾기 실패?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20.09.04 09:50 수정 2020.09.04 11:3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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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권 기자, 코로나19 장기화가 영향을 끼쳤을 거 같은데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는 지금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불발 위기에 놓였다고요?

<기자>

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겠다고 했던 회사 HDC현대산업개발이죠.

지난해 말인 12월 27일에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 금호산업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을 데려가겠다고 계약금도 이미 내놓은 게 있습니다. 2천500억 원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집을 사고 팔 때도 계약서를 쓰면서 계약금 10%를 먼저 내놓고요, 나중에 중도금, 잔금 치르고 마지막에 등기를 마치죠.

현대산업개발도 비슷하게 아시아나 인수 과정을 올 6월까지 마무리하기로 하고 지난해 말에 계약서를 썼습니다.

아시아나 주식을 우리가 사겠고, 새 주식도 발행해서 돈도 마련하겠다, 아무튼 아시아나에 2조 5천억 원의 값을 쳐주겠다고 약속하고 그 10%인 2천500억 원을 그때 같이 내놨던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올해 내내 인수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채로 현대산업개발이 그 후에 등기를 마치지 않은 채로 9월까지 오게 됩니다.

아시아나 측에서는 사실상 모회사 금호산업이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에 돈을 많이 빌려줘 온 채권단, 산업은행을 비롯한 아시아나의 채권단이 인수 협상을 주관하고 있는데요, 현대산업개발이 이 채권단에 아시아나의 경영 상태를 들여다보게 해달라고 이번 주에 재차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는 채권단도 이 인수는 역시 어렵게 되겠구나 가닥을 잡았고 다음 주 안에 협상 결렬이 공식화할 거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에는 돈 문제일 것 같은데 어떤 부분에서 의견이 엇갈린 건가요?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은 원래는 인수 마무리 기한이었던 지난 6월에 인수 조건을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야겠다고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마디로 아시아나의 상태가 원래 사가려고 결심했던 작년에 생각한 그 상태가 아니라서 새 조건이 필요하다는 거였습니다.

올 들어서만 아시아나의 빚이 4조 5천억 원이 늘었고 순손실도 1조 원 가까이 늘었다, 그러니까 2조 5천억 원 들여서 사려고 했는데 빚이 그새 4조 5천억 원이 늘다니, 즉 사려고 계약했을 때 봤던 그 집이 아닌 것 같고 이것저것 공사할 것도 많아 보이는데 망설이는 것입니다.

올 들어 코로나19가 항공업계에 미친 충격도 물론 빼놓을 수 없습니다.

미래가 상당 기간 불확실해지고 있죠.

현대산업개발은 이 6월 이후로는 아시아나의 경영 상태를 다시 보게 해 달라, 재실사하게 해달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채권단 측과 여러 번 만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26일에는 최종 담판 격으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채권단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또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인수 비용을 깎아주겠다는 얘기도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채권단은 인수비용은 깎아줄 수 있어도 아시아나의 상태를 다시 들여다보게 해 달라는 현대산업개발의 요구는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석 달 동안 다시 살펴보겠다는 것은 결국 인수를 안 할 수도 있다는 포석이라는 입장입니다.

이런 최종 담판이 있었던 다음날인 지난달 27일에는 아시아나를 매물로 내놓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실상 박삼구 전 회장 일가에 대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속해서 해온 조사를 마치고, 아시아나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300억 원대의 과징금을 매기고 박상구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결국 최종 담판 일주일 만에 현대산업개발이 다시 한번 채권단에 재실사 요구만 보내오면서 사실상 지난번 담판에 나온 새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고요, 채권단은 "그러면 이번에는 진짜 끝"이라고 입장 정리를 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분위기가 아주 안 좋은 것 같은데 그럼 이제 아시아나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이렇게 되면 일단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아시아나를 관리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항공업계 같은 기간산업을 도와주기 위해서 조성된 기간산업안정기금이라는 게 있습니다.

여기서 돈을 조금 받아서 당장 급한 불을 끄고요, 산업은행이 최대주주가 돼서 관리하다가 새 주인을 찾아보는 안이 유력합니다.

즉 우리나라의 2대 항공사인 아시아나의 경영을 사실상 한동안 산업은행 주도로 정부가 맡게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당분간 나랏돈을 들여서 기업을 존속시켜주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시아나로서는 6년 만에 다시 채권단이 지휘하는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현대산업개발이 이미 내놓은 2천500억 원의 계약금 이건 어떻게 할지 현대산업개발이 얼마간이라도 돌려달라, 소송전이 시작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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