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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유혹하는 옷 금지"?…中 대학교 '여학생 안전 가이드' 논란

[Pick] "유혹하는 옷 금지"?…中 대학교 '여학생 안전 가이드' 논란
중국 한 대학교가 새학기를 맞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만든 '캠퍼스 내 안전 지침'이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들은 광둥성 난닝에 위치한 광시 대학교가 여학생들에게 성폭력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복장 규정'을 안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학 측이 지난 8월 1월 공개한 지침에는 "여학생들은 짧은 치마, 등이 파인 상의 등을 입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타인을 유혹하는 옷차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여학생들은 상황에 따라서는 하이힐도 신어서는 안 된다거나, 늦은 밤 혼자서 외출하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포함됐습니다.

'유혹하는 옷 금지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 지침은 중국판 트위터라 불리는 SNS '웨이보'에 공유되면서 공분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성폭력의 원인을 '유혹하는 옷'을 입고 늦은 밤 외출한 여성의 탓으로 돌렸다는 지적이 이어진 겁니다.

광시대학교 재학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학교는 여성이 어떤 옷을 입든 상관없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교육했어야 한다"며 "그러는 대신 학교 측은 피해자들에게 스스로 검열하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학교가 여학생들을 보는 시각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교내 성폭력의 책임을 여학생에게 돌릴 준비를 해놓은 것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유혹하는 옷 금지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더불어 올해 초 중국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함께 언급됐습니다. 여학생 중 15%가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20대가 주 구성 층인 대학사회 내에서 이처럼 피해가 실재하는 가운데 대학 측이 나서서 성차별을 조장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21세기 교육연구소' 소장 시옹 빙치 씨는 "캠퍼스 내 성폭력을 근절할 책임은 대학 등 교육기관에 있다"며 "여학생들에게만 강요되는 복장 규정을 여성에 대한 보호 장치로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광시 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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