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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팟] 베를린 필 종신 단원의 직장 생활…"일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어"

[IN팟] 베를린 필 종신 단원의 직장 생활…"일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어"
■ 방송 : SBS 팟캐스트 <골라듣는 뉴스룸> '커튼콜'
■ 청취 : 네이버 오디오클립, 팟빵, 애플 팟캐스트, SBS 고릴라
■ 진행 : 김수현 기자, 박찬민 아나운서
■ 대담 : 박경민 베를린 필 비올리스트


세계 최정상의 오케스트라가 평생직장이 됐다. 최고의 직장에서 최고의 동료와 함께 최상의 협업을, 그것도 '본인이 원할 때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은 직장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인 것 같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종신단원인 비올리스트 박경민 씨 얘기다.

박경민 씨가 공연을 위해 내한했다. 28일 신영체임버홀, 다음 달 3일 주한독일문화원에서 리사이틀을 앞두고 있다. 27일 SBS 팟캐스트 '커튼콜'에도 출연해 90분가량 자신의 베를린필 생활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경민 씨는 2018년 한국인 최초로 베를린 필하모닉에 입단했을 때 크게 화제가 됐었다. 지난해에는 종신 단원이 됐다. 종신 단원은 본인이 포기하고 나오기 전까지 잘릴(?) 일이 없다. 65세가 정년이다. 2년간 수습 단원을 거친 뒤 단원들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종신 단원이 된다.

직장인 생활이 어떤지 궁금했다.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제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전 오히려 출근하고 싶어요. 디지털콘서트홀 프로젝트가 있으면 하고 싶다고 미리 얘기하고 있어요."

베를린 필하모닉은 2008년부터 디지털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유료회원들은 홈페이지에서 공연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벌어들이는 스트리밍 수입은 연말에 정산돼 단원들에게 보너스로 돌아간다. ( https://www.digitalconcerthall.com/ko/home)

"코로나19 여파로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거리를 두고 앉아야 해서 낯설었습니다. 지휘자도 (평소보다) 멀리 있고요."

 
* 자세한 이야기는 팟캐스트 'SBS 골라듣는 뉴스룸'으로 들어보세요.


박경민 씨는 돈을 모아 최근 악기를 바꿨다.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까지 잘츠부르크 인근에서 현악기를 만들던 장인 요한 쇼른(Johann Schorn)이 1690년도에 제작한 악기로, 부서져 있던 걸 복원한 모델이다. 300년도 더 된 나무로 만든 악기를 본인 연주에 맞게 길들이는데 꽤 오랜 시간을 공들였다. 음반을 들어보면 비올라지만 마치 첼로로 연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다른 악기 연주처럼 들린다고 하면 칭찬일까?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비올라가 바이올린과 다른 점이 저음 한 줄 더 있는 건데, 전 저음을 많이 내고 싶고, 제 소리가 두터운 첼로 소리 같다는 말을 들으면 너무 좋아요. 모든 비올리스트가 첼로 같다고 하면 칭찬으로 받아들일 거예요."

지난해 8월부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는 키릴 페트렌코가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박경민 씨는 사이먼 래틀의 임기가 끝나기 직전 수습 단원으로 들어왔다. 래틀과 페트렌코의 스타일은 대조적이라고 한다.

"제가 느끼기엔 래틀은 소리 리허설을 별로 안 했었어요. 계속 처음부터 끝까지 크게, 크게 음악을 봤어요. 페트렌코는 훨씬 디테일하게 리허설을 하고 연습 시간도 더 길어지고요. 자기가 원하는 소리가 나올 때까지 리허설을 시켜요. 집요하게요. '이 부분의 악상이 메조 포르테인데 이 부분에선 이런 캐릭터의 메조 포르테였으면 좋겠다, 저 부분에선 또 이런 성격의 메조 포르테였으면 좋겠다' 처럼."

근로계약에 정해진 연습 시간을 넘기기 일쑤고 시간외수당이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지휘자가 단원들을 괴롭히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더 좋은 소리를 내고자 한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고, 실제로 더 좋아지고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반발은 없다고 한다.

박경민 씨는 한국 공연을 마치는 대로 8월 말 유럽투어에 들어갈 계획이다. 코로나 감염 피해가 작은 스페인 지방 페스티벌에 참가한다.

박경민 씨와의 인터뷰 전체 내용은 SBS 팟캐스트 '커튼콜'에서 들을 수 있다. '커튼콜'은 '골라듣는 뉴스룸' 가운데 공연 예술 전문 팟캐스트로, 김수현 공연전문기자와 박찬민 아나운서가 진행한다. SBS 뉴스 홈페이지와 네이버 오디오 클립, 팟빵, 애플 팟캐스트 등 다양한 오디오 플랫폼에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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