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한(恨) 풀어달라는 영웅의 어머니…영웅 이름 집단 망각한 통합당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20.03.27 15:42 수정 2020.03.27 16:1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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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가 분향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을 풀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오늘(27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연출되지 않은 애잔한 장면이 TV로 생중계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분향할 때 한 할머니가 돌발적으로 다가가서 호소했습니다.

"천안함 폭침이 누구 소행인지 말씀해달라, 늙은이 한 좀 풀어달라."

천안함 영웅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입니다. 먼저 간 아들의 사망 보상금과 성금으로 받은 1억 898만 8천 원 전액을 해군에 기탁한 분입니다. 해군은 그 돈으로 K-6 기관총 18정을 사서 '3·26 기관총'이라 명명한 뒤 함정 9척에 나눠 장착했습니다. 이런 분의 한을 풀기 위해서라도 천안함의 진실은 콘크리트처럼 단단해야 하는데 여러 가지 말들이 많습니다.

미래통합당도 어제 천안함 10주기와 오늘 서해 수호의 날을 맞아 중앙당 논평, 총선 후보의 보도자료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천안함의 진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보수 야당으로서 할 수 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의 논평, 보도자료를 유심히 살펴보면 낯 뜨거운 데가 공통적으로 있습니다. 천안함 구조 작전 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를 한준호 준위라고 썼습니다. 실수, 오타일 수도 있지만 미래통합당의 논평 내용, 총선 후보의 위치와 견줘 보면 납득이 안 되는 일입니다.
한주호 준위를 한준호 준위라고 잘못 적은 미래통합당 논평● 천안함 용사 잘못된 기록 질타하면서 한준호 준위라니

미래통합당은 어제 <천안함 영웅들이 묻고 있다. 우리의 희생이 헛된 것인가?>라는 선대위 김우석 상근 대변인의 논평을 냈습니다. 정부가 천안함의 진실을 인정하지도 않고 있고 오히려 북의 눈치를 보며 굴종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청와대 눈치 보는 군은 복수는 고사하고 스스로 무장해제했다고 몰아붙였습니다.

어쨌든 여기까지는 읽고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어 "고 한준호 준위, 그리고 금양호 선원들이…"라고 썼습니다. 고 한주호 준위를 한준호 준위라고 잘못 표기한 겁니다. 그러면서 "심지어 전쟁기념관과 국립대전현충원의 기록에는 천안함 용사들의 계급과 출생일조차 엉터리로 기록되어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누가 누굴 탓하는지…

해군 특수전여단 소속의 한주호 준위는 2010년 3월 30일 천안함 함수 쪽에서 탐색구조작전을 벌이다 잠수병으로 실신했습니다. 응급 치료를 받았지만 당일 오후 순직했습니다. 1975년부터 35년 동안 특수전여단에서만 헌신한 군인 중 군인이고 천안함의 영웅입니다.

미래통합당은 그의 이름을 제대로 쓰지도 못하면서 전쟁기념관, 현충원 기록을 힐난했습니다. 제 눈에 들보는 못 보는 격입니다.

● 해군의 도시에서도 한주호를 한준호라고 부르고

이달곤 미래통합당 경남 진해 후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제 낸 보도자료 제목이 <나라를 위한 숭고한 희생 '천안함 46용사', '한준호 준위'. 대한민국은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입니다.
한주호 준위를 한준호 준위로 잘못 적은 미래통합당 이달곤 후보 보도자료제목부터 한준호 준위로 잘못 썼고 본문에서도 꼬박꼬박 한준호 준위라고 썼습니다. 이달곤 후보의 보도자료를 받아 쓴 기사들도 죄다 한준호 준위입니다. 이달곤 후보의 지역구가 해군의 도시 진해라는 점에서 이달곤 후보는 특히 많이 반성해야 합니다.

이러다가 많은 사람들이 영웅 한주호를 한준호로 기억할까 두렵습니다. 75년 수도전기공고를 졸업하고 바로 해군 부사관 36기로 입대해 76년 해군 특수전 초급반 22기를 수료한 뒤 줄곧 특수전 여단에서 위국헌신하다 2010년 3월 30일 천안함 구조 작전 중 순직한 이는 대한민국 해군 준위 한주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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