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항공권 환불 지연…소비자들 항의 빗발

이기성 기자 keatslee@sbs.co.kr

작성 2020.03.25 06:4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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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일부 외국 항공사의 항공권 환불 지연이 여행업계에서 새로운 갈등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난주 베트남항공, 에어프랑스, KLM네덜란드항공, 에어아스타나 항공사의 항공권 환불 처리시스템이 일시적으로 차단되면서 시작된 이번 갈등은 고객들이 항공권 예약을 대행한 국내 여행사로도 화살을 돌리면서 더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2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행사들에는 예약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 고객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여행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터에 일부 외항사가 한국 고객의 환불 요청 접수까지 중단하자 초조해진 고객들이 잇따라 '즉각 환불'을 요구하고 나선 것입니다.

소규모 여행사를 통해 신혼여행을 예약했다가 취소한 A씨는 "벌써 한 달 가까이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데 계속 차일피일 미뤄 불안하다"며 "이러다가 여행사들이 줄도산이라도 하면 누가 책임지겠느냐"고 토로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당초 6월부터 환불 접수를 재개하려던 베트남항공은 재개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KLM과 에어프랑스, 에어아스타나도 즉각 환불 접수를 재개했지만, 고객들의 불안감은 쉽게 걷히지 않고 있습니다.

여행사들은 항공사와 소비자 사이에서 샌드위치처럼 끼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언제 내가 환불을 받을 수 있겠느냐"는 고객들의 전화가 꼬리를 물고 있다는 것입니다.

항공권 예약 시 여행사 등 개별 사이트를 거치더라도 요금 결제는 항공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여행사에는 고객에 대한 환불 의무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형 여행사들은 환불금을 자체 자금으로 고객들에게 되돌려주고 있습니다.

소규모 여행사들은 고객과 마찬가지로 외항사로부터 환불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데다, 경영난이 더 심해지면서 자체 자금으로 소비자들에게 환불금을 지급할 수 없는, 그야말로 '빈 주머니' 상황입니다.

한 소규모 여행사 대표는 "코로나19로 항공권 환불 요청이 급증하면서 통상 2주면 처리되던 항공사와 여행사 간 환불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며 "3월 이후 항공사에 요청한 건 중 실제로 환불금이 들어온 건은 아직 하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심해지는 소비자 불안을 달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경영난에 항의까지 잇따르면서 업계는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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