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부 플라이비 항공사 구제계획에 영국항공 등 반발

SBS 뉴스

작성 2020.01.16 00:1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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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경영난에 처한 항공사 플라이비(Flybe)를 지원키로 하자 영국항공(BA) 등 경쟁사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사실상 민간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항공을 소유한 지주회사인 IAG의 윌리 월시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연합(EU) 경쟁위원회에 영국 정부의 보조금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EU 규정에 따르면 정부는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지만 EU 집행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영국은 오는 31일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를 앞두고 있지만 연말까지는 EU 규정을 따라야 한다.

EU 집행위는 영국 정부와 플라이비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14일 플라이비 파산을 막기 위한 구제방안을 마련했다.

자세한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버진 애틀랜틱 등 플라이비 주주들이 수천만 파운드의 신규 자금을 투입할 경우 영국 정부가 항공세(Air Passenger Duty·APD) 등을 포함해 1억 파운드(약 1천500억원) 이상의 납부를 유예하는 내용으로 전해졌다.

플라이비는 사우샘프턴, 뉴캐슬 등 주로 영국 중소도시에 취항하는 항공사다.

정부는 플라이비가 무너질 경우 지역의 교통 환경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고 이같은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달 총선에서 수도인 런던 이외 지역의 대중교통 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문제는 플라이비의 주주에 또다른 항공사인 버진 애틀랜틱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영국 억만장자인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그룹이 버진 애틀랜틱 지분의 51%를 갖고 있다.

버진 애틀랜틱은 영국항공과 20년 이상 경쟁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영국항공, IAG 소속 또다른 항공사인 아일랜드의 에어링구스 등은 일부 노선에서 플라이비와 경쟁하고 있다.

버진 애틀랜틱이 플라이비 문제를 해결할 자금이 충분한 상황에서 정부가 혈세를 들여 플라이비를 구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영국항공 등 다른 항공사의 시각이다.

월시 CEO는 "이번 구제안은 공공재원을 남용하는 명백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플라이비 지원이 공정경쟁환경(level playing field)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이지젯의 요한 룬드그렌 CEO는 구체적인 지원 내용이 알려지지 않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재원이 충분한 기업이 소유한 개별 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납세자의 돈이 사용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